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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AI 휴먼 코드 : 배제의 시대, 테크의 온도를 묻다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3 10:33

수정 2026.03.23 10:50

AI 휴먼 코드
AI 휴먼 코드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은 인류에게 축복인가, 재앙인가.
시각장애인이 AI로 냉장고 속을 ‘보고’, 루게릭병 환자가 잃어버린 목소리를 되찾는 기적 같은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기술의 화려한 이면에는 더 깊고 정교해진 ‘배제’의 칼날이 숨어 있다. 대기업 직원이 월 300달러짜리 고성능 AI를 비서로 부릴 때, 중소기업 직원은 각자도생하며 생산성 격차는 100배 이상 벌어진다.

신간 'AI 휴먼 코드'는 기술 낙관론이나 활용 팁을 나열하는 기존의 AI 서적들과 궤를 달리한다. '디지털 포용 언론인 포럼'이 1년여간 기술이 만들어낸 '기울어진 운동장'을 추적한 결과물이다.

참여 필진은 조창원, 남미경, 홍희경, 김대희, 박지은, 이충재, 김혜영, 김아름, 주진, 윤창수, 노희숙(객원) 등 11명이다. 저자들은 저널리즘의 현장감과 학술적 엄밀함을 결합해 AI가 어떻게 특정 계층을 소외시키는지 그 메커니즘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책은 AI 시대의 복합 불평등 현상을 ‘AID 디바이드(AI+Digital Divide)’라는 독창적 개념으로 정의한다. 과거 데이터의 편향을 학습한 AI 채용 시스템이 비명문대 출신을 걸러내고, 디지털 거래 실적이 적은 노년층을 저신용등급으로 분류하는 현실이 그 예다. 기술의 효율성이 중력처럼 자연스럽게 세상을 배제의 방향으로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저자들은 ‘포용 탄력성(Inclusive Resilience)’ 제안한다. 이는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기술의 배제 속성에 맞서 사회가 능동적으로 소외층을 껴안으려는 끊임없는 재조정 과정이다.


염재호 태제대 총장은 추천의 글을 통해 "AI에게 기능적인 삶을 맡기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할 때"라고 평했고,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기술이 인간을 위한 것인지 되묻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효율보다 존엄을, 배제보다 포용을 선택할 때 비로소 AI는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은 역설한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