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제약사 뒷돈' 1000만원 수수한 의사…법원 "자격정지 정당"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3 11:35

수정 2026.03.23 11:34

"징계시효 지났다" 주장 기각…"일련의 계속 행위, 최종 시점 기준"
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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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제약사 영업사원들로부터 약 1000만원의 리베이트(뒷돈)를 여러차례 나눠 받은 의사에 대한 면허 자격정지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징계 시효가 이미 지났다는 의사 측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1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서울 서초구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로, 2016년 9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제약사 영업사원 2명으로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약 98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특정 의약품 판매를 촉진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현금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형사 재판에서 벌금 700만원과 추징금 921만원을 선고받았고, 해당 판결은 2024년 11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해 3월 A씨에게 구 의료법 위반을 이유로 의사면허 자격정지 4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면허가 정지됐고, A씨는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재판에서 제약사 직원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한편, 일부 행위가 인정되더라도 징계 시효가 이미 지나 자격정지 처분이 아닌 경고 처분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의료법상 징계 시효는 5년인데 형사 재판이 진행되는 기간은 시효가 정지되고, 일부 자신의 행위는 처분이 이뤄진 2025년 3월을 기준으로 시효가 완성됐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범죄사실이 행정소송에서도 중요한 증거가 된다고 보고, 금품 수수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쟁점이 된 징계 시효와 관련해 재판부는 해당 비위 행위가 개별적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계속된 행위라고 봤다. 재판부는 "비위행위가 계속적으로 행해진 일련의 행위라면, 그중 시효가 경과한 행위가 있더라도 그 시효의 기산점은 위 일련의 행위 중 최종의 것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10차례에 걸친 금품 수수의 시간적 근접성과 장소의 동일성, 금품 수수의 목적과 방식, 제공자와 수령자의 관계 등을 종합할 때 "각 범죄행위는 단일한 범죄의사에 의한 하나의 계속적 범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장 마지막 범행인 2017년 7월 하순 59만원 수수 행위를 기준으로 징계 시효를 산정해야 하고, 해당 시효가 2025년 4월 29일까지 유효한 만큼 3월 말 송달된 자격정지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두 명의 영업사원으로부터 각각 금품을 받은 행위를 별개의 범죄로 나눠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각 범죄행위는 단일한 의사에 의해 계속된 것으로 하나의 범죄이므로 이부분 주장은 그 전제부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