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례는 단순히 개인의 비극이 아니다. 2025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피해 응답률은 무려 5.0%에 달한다. 중학생 2.1%와 고등학생 0.7%를 압도하는 수치다. 특히 언어폭력은 눈에 보이는 상흔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가볍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지만, 피해 학생의 영혼에 새겨지는 흉터는 그 어떤 폭력보다 깊고 오래간다.
이제 교육당국과 가해자 측은 엄중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과거의 실수로 치부되던 학폭 이력은 대입에서 치명적 낙인이 된다. 실제 2026학년도 대입에서 서울 주요 11개 대학 지원자 151명 중 무려 150명이 불합격했다. 지방 거점 국립대 역시 90%의 불합격률을 보였다. 이는 수능 성적으로도 만회할 수 없는 결격사유가 됐음을 증명한다.
교육부가 주도하는 제7기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역시 가해 기록 보존기간 연장과 무관용 원칙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저학년의 경우 교육적 중재를 우선할 수 있으나 사안의 경중을 가리지 못하는 온정주의는 오히려 더 큰 폭력을 키운다. 2024학년도 학폭 심의건수가 2만7835건으로 폭증한 이유는 학교의 자정 작용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학폭위는 이제 교실 안의 엄격한 사법부로서 언어폭력의 고의성과 지속성을 철저히 따져 가해 학생에게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가장 강력한 예방은 '타인에게 가한 고통이 자신의 미래를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다'는 명확한 인식에서 시작된다. 5.0%라는 초등 피해 응답률은 교육시스템에 보내는 마지막 경고등이다.
학교폭력 종결은 가해자 징계가 아니라 피해 학생이 아무런 두려움 없이 교실 문을 열 수 있는 완전한 일상 회복에 있다. 교육당국은 행정적 수치 뒤에 숨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도 신음하는 아이들의 비명에 응답해야 한다. 가해자에게는 엄정한 법의 잣대를, 피해자에게는 흔들리지 않는 보호막을 제공하는 것만이 공교육이 존재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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