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미 맞이 들떴던 광화문…편의점 매출은 '극과 극'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3 18:32

수정 2026.03.23 18:37

관람객 보행 동선에 있는 곳 수혜
간편 먹거리·건전지 등 매출 폭발
경복궁~안국역 사이 북촌·서촌
인파 유입 막혀 사실상 진공상태
공연 끝났는데 재고 박스채 쌓여
공연 이후 편의점에 간편식 재고가 남은 모습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뉴시스 제공
공연 이후 편의점에 간편식 재고가 남은 모습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뉴시스 제공

지난 21일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 여파로 도심 상권에서 매출 급증과 재고 손실이 엇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공연 이틀 뒤까지 재고를 처리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개점휴업과 다름없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2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공연장 인접 점포를 중심으로 김밥·샌드위치·생수·건전지 수요가 급증하며 매출이 크게 뛰었다. 광화문 사거리 인근 GS25 점포는 매출이 최대 4.8배 증가했고, CU 일부 핵심 점포는 5~6배까지 확대됐다. 장시간 대기 관람객을 중심으로 간편식과 생필품 소비가 집중된 영향이다.



반면 인파 통제로 유입이 차단된 점포에서는 대량 재고 부담이 발생했다. 광화문 인근 일부 편의점에서는 공연 이후 김밥과 샌드위치 등 신선식품이 대량으로 남아 폐기를 앞둔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기한이 짧아 할인에도 소진되지 못한 물량 상당수는 1~2일 내 폐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광화문광장 인근 편의점 점장 A씨(40대)는 "관객이 4만명 수준이었지만 통제로 유입이 막히면서 주변 도로가 텅 빈 상태가 됐다"며 "사실상 개점휴업과 다름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은 수요 예측 불확실성과 강도 높은 통제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발주는 본사와 점주 협의를 통해 과거 행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지지만, 실제 유입 인구가 크게 줄면서 일부 점포는 평소 대비 10배 이상 물량을 발주하기도 했다.

공연 이틀 뒤인 23일에도 재고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날 오후 광화문 인근 한 편의점 앞에는 반품을 앞둔 생수와 건전지 등이 박스 단위로 쌓여 있었다.

남은 물량은 점포 간 이동이나 반품, 폐기 지원으로 처리되지만 신선식품은 폐기 비중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과 사전 협의를 통해 폐기 지원을 진행하고, 일부 상품은 다른 점포로 이동해 소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폐기 지원은 전액 보전이 아닌 일부 지원 방식으로 점주 부담은 여전하다.

피해는 광화문 일대에 그치지 않았다. 경복궁~안국역 사이 북촌·서촌 상권도 동서 방향 통제와 보행 동선 분리로 유입이 끊기며 직격탄을 맞았다.

안국역 인근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40대)는 "경복궁 일대가 사실상 진공 상태가 되면서 손님이 거의 없었다"며 "공연을 기대하고 준비한 디저트도 대부분 남았다"고 밝혔다.

서촌의 한 자영업자 역시 "주말 손님 증가를 예상해 식재료를 두 배 가까이 준비했지만 대부분 남아 폐기나 할인 판매로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이를 '수요와 소비 간 단절' 현상으로 분석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수요는 증가했지만 접근성 제약으로 거래로 이어지지 못한 전형적 사례"라며 "잠재수요는 늘었지만 실현수요는 줄어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고 부담 등 리스크가 가맹점에 집중되는 만큼 본사의 수요 예측과 정보 제공이 보다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