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구속심사 받은 현직 부장판사 10년 만에 '또 불명예' 터졌다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3 18:32

수정 2026.03.23 18:31

'뇌물 받고 감형' 재판거래 혐의
금품을 수수하고 감형을 해줬다는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에 휩싸인 현직 부장판사가 구속기로에 놓였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10여년 만에 현직 판사가 구속되는 불명예를 쓸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진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받는 A부장판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A부장판사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를 받는 B변호사는 이날 오전 10시 심사를 받았다. A부장판사는 출석 전 취재진을 만났지만 질문에 답하지 않고 심사에 들어갔다.



그는 전주지법 근무 당시인 지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B변호사로부터 현금 300만원과 아들 돌반지, 배우자 향수 등 37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A부장판사가 B변호사로부터 금품을 받고 재판에서 감형을 해줬다는 이른바 '재판거래'를 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A부장판사의 배우자가 B변호사 아들의 바이올린 교습을 맡는 과정에서 B변호사 측 건물을 임대료 없이 이용하고, 레슨비 명목으로 거액을 건네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공수처 수사2부(김수환 부장검사)는 이를 실질적인 뇌물 수수 과정으로 보고 지난 18일 사법 처리를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부장판사 측은 "공수처가 그동안 무리하고 탈법적인 수사를 진행했다"며 "앞으로 있을 영장실질심사 과정에 성실히 임해 재판부에 필요한 사항들을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배우자가 B변호사의 아들에게 바이올린 레슨을 했고, 그에 대한 레슨비를 받은 것은 판사 직무와는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도 전했다.

공수처는 "수사 정당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 청구는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닌 충분한 증거에 기초한 것으로, 범죄 혐의 소명 및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현직 부장판사가 구속심사를 받는건 지난 2016년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김수천 전 부장판사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 2021년 공식 출범한 공수처가 현직 판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도 처음이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