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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낀 급매' 5월 직전 쏟아질듯… 내달 9만건까지 늘수도[매물 쏟아지는 서울]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3 18:45

수정 2026.03.23 18:44

1월 李대통령 "양도세 중과" 이후
서울 매물 매주 평균 4%대 늘어
6월1일 기준일인 보유세도 영향
업계 "4월 초중순까지 늘어날 것"
'세 낀 급매' 5월 직전 쏟아질듯… 내달 9만건까지 늘수도[매물 쏟아지는 서울]
서울 아파트 매물이 올해 처음 8만건을 넘어서면서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9만건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3년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9만건을 넘어선 시기는 대선을 앞두고 혼란스러웠던 지난해 2~3월이 유일하다.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4월 초~중순까지는 매물이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세 낀 매물 더 나올 수도"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1월 24일 이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다음 날이다.

1월 24일 5만6373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주 단위로 빠르게 늘었다.

시장에서는 4월 초~중순까지 매물이 계속 쌓일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5월 10일부터 시작되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아파트를 매매하려면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한다. 통상적으로 신청 후 약 15영업일이 걸리는데, 이를 역산하면 4월 중순이 나오기 때문이다.

매물 증가 추이만 보면 최대 9만건이 넘을 수도 있다. 최근 데이터에 더 큰 가중치를 주는 '가중평균' 방식으로 계산한 결과 1월 24일부터 3월 21일까지 주간 매물 증가율은 4.2%다. 이를 적용하면 1주일 뒤인 3월 28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3400여건, 4월 4일 8만6900여건, 11일 9만500여건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추세는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급매로 세를 낀 매물이 마지막에 튀어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최근 가파르게 매물이 증가한 탓에 물량이 더 늘어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515건으로 전일 대비 일부 조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소한 4월 초까지는 매물 증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

■보유세 부담도 영향…"평소와 다른 분위기"

6월 1일이 보유세 과세기준일이라는 점도 매물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공시가격은 역대 세번째인 18.67% 상승했다. 강남 3구와 한강벨트는 공시가격이 모두 23% 이상 치솟았다. 양도세뿐만 아니라 보유세에 부담을 느끼는 매물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이벤트가 없는 평년에는 5월 말까지 매도세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중과세 부활을 염두에 둔 물량까지 사실상 앞당겨졌다"며 "4월 중순까지 매물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3월처럼 급매가 쏟아져 나올지는 미지수다.
한강벨트 인근의 공인중개사 A씨는 "급매라기보다는 정상적인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팔리면 팔고, 아니면 말고'의 느낌으로 매도자들이 아주 급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너무 오랜 기다림은 매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급매를 노리다가 매매에 실패할 수 있다"며 "급매만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조건과 맞는 물건을 잘 찾아야 한다"고 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