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희 제이앤피메디 부사장
의사 시절 국산 신약 개발 꿈 꿔
자사 데이터 통합 시스템 '메이븐'
글로벌 임상 수행할 수 있게 개발
인공지능에 쏠린 투자 현실 지적도
의사 시절 국산 신약 개발 꿈 꿔
자사 데이터 통합 시스템 '메이븐'
글로벌 임상 수행할 수 있게 개발
인공지능에 쏠린 투자 현실 지적도
23일 나현희 제이앤피메디 부사장(사진)은 회사의 목표와 비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나 부사장은 서울백병원 임상조교수 시절이던 지난 2005년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에서 다국적 제약사의 임상시험을 검토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인생의 진로가 완전히 바뀌었다. 당시 국내 제약업계는 제네릭과 개량신약 중심이었지만, 글로벌 제약사는 지속적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었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에서 의사(MD)가 직접 신약개발에 참여하고 있었고, 한국에서도 언젠가는 자체 신약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고 회상했다.
의사 출신인 만큼 그는 임상개발 철학의 중심에도 환자를 둔다. 나 부사장은 "신약개발은 또 다른 형태의 진료"라며 "모든 개발 단계는 환자를 진료했던 경험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환자를 직접 진료한 경험은 임상 설계와 엔드포인트 설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치나 논문 데이터만으로는 알 수 없는 '환자가 실제로 견딜 수 있는 수준'과 '임상적 의미'를 판단하는 데 있어 현장 경험이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나 부사장은 MSD, 사노피, GE, 유한양행, LG화학 등 다국적·국내 제약사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을 모두 경험하며 임상개발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를 겪었다.
그는 "과거에는 좋은 약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컸다면, CRO에서는 바이오텍 기업들의 '생존'이 곧 개발전략이 되는 현실을 보게 됐다"며 "이론적으로 최선의 전략이 아니라 기업이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국 신약개발 생태계의 가장 큰 과제로는 '투자환경'을 꼽았다. 그는 "신약개발은 장기간과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산업인데, 최근 투자가 AI 분야로 쏠리면서 기초 바이오텍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며 "연구개발(R&D) 생태계가 특정 분야로 편중되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이앤피메디의 향후 전략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솔루션 기업 도약을 강조했다. 나 부사장은 "한국의 임상개발 인프라와 전문성은 충분하지만, 글로벌 경험 축적에는 시간과 지역적 한계가 있다"며 "반면 IT 솔루션은 시간과 지역의 제약이 적어 더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제이앤피메디에서 특히 주목하는 영역도 그 연장선에 있다. 나 부사장은 "임상시험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산업인 만큼, 이를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제이앤피메디는 '메이븐(MAVEN)'과 같은 솔루션을 기반으로 복잡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고도화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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