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중동 불안에도 2분기 수출 '온기' 지속…"반도체 혼자 버틴다"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4 11:00

수정 2026.03.24 11:00

한국무역협회 '2·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보고서'
다수 업종 둔화에도 반도체 덕분에 3분기 연속 기준점↑
가전·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 등은 수출 부진 전망
"피해기업에 대한 물류비 및 경영자금 지원 필요"
한국무역협회 제공.
한국무역협회 제공.
한국무역협회 제공.
한국무역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 수출경기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개선 흐름을 이어갈으로 전망됐다. 원재료 및 물류비용 상승으로 대부분 업종에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스마트폰 출시, 피지컬 인공지능(AI) 확대 등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의 호조가 지속된 결과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4일 발표한 '2026년 2·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EBSI는 106.6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기준점인 100을 웃돌았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기업의 전망을 수치화한 지표로, 100을 넘으면 전 분기보다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반도체의 압도적 강세다.

반도체 EBSI는 191.4로, 조사 대상 15개 품목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2·4분기 112.7에서 시작해 5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탑티어 업체들의 공격적인 출하 확대와 피지컬·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반도체 수요 급증이 배경으로 꼽힌다.

무선통신기기·부품(104.1)도 기준점을 상회한 가운데 석유제품(102.9)도 100을 넘어 개선 전망을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 운송로 봉쇄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제품 수출단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반면 15개 품목 중 12개 품목은 수출 여건 악화가 예상됐다. 가전(51.3)의 경우 중국과의 가격경쟁 심화와 관세 부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철강·비철금속제품(53.4),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58.4)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자동차·자동차부품(61.4)과 전기·전자제품(65.4) 역시 부진이 예상된다.

수출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최대 애로 요인은 '원재료 가격 상승(21.8%)'과 '물류비용 상승(20.1%)'로 집계됐다. 두 항목 모두 조사 대상 전 품목에서 '상위 2대 애로'로 지목됐다.

이는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불안정해지자 해운 운임이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2월 말 1333에서 3월 중순 1710까지 3주 만에 28% 급등했다.

항목별로는 수출단가(121.9)와 수출채산성(119.1)을 포함한 5개 항목이 개선될 것으로 나타난 반면, 국제물류(67.4)와 원부자재 수급·조달(69.8) 등 5개 항목은 악화가 전망됐다. 특히 국제물류와 원부자재 수급 항목은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며 중동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한국무역협회 이관재 수석연구원은 "중동 사태로 인한 물류 차질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 수출기업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수출 개선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피해 기업에 대한 물류비 및 경영자금 지원과 함께 취약 공급망 점검, 조달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