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지난 3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 20% 이상인 고성장 기업의 비중이 이전 3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역성장 기업도 40% 수준까지 증가하며 산업 생산성과 일자리 창출 동력이 동시에 떨어졌다.
고성장 기업 줄고 역성장 확대…스케일업 구간 붕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4일 '기업의 성공적 스케일업을 위한 정책 지원체계 재구축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실제 우리나라 기업들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난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20% 이상인 기업'을 의미하는 고성장 기업의 비중은 창업 후 본격적인 성장 단계인 '업력 8~19년' 구간에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구간 고성장 기업 비중은 2009~2011년 평균 14.4%에서 2020~2022년 7.8%로 크게 하락했다.
고성장 기업은 전체 기업 중 10~15% 수준에 불과하지만 매출 증가의 약 절반, 고용 증가의 38%를 담당하는 핵심 성장 동력이다.
김민호 KDI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경험도 쌓이고 해외 진출도 하면서 고성장하는 기업이 많이 나와야 우리나라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며 "100개의 기업이 있으면 그중 15개 정도의 기업은 고성장하는 패턴을 보여 왔지만, 지난 15년간 이 기업들의 비중이 크게 줄어왔다"고 우려했다.
고성장 기업 비중은 산업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KDI 분석에 따르면 산업 내 고성장 기업 매출 비중이 1%포인트(p) 높을수록 총생산성 성장률은 약 1%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0% 미만 성장한 '역성장 기업' 비중도 40%를 넘어섰다.
김 연구위원은 "오히려 역성장하는 기업들의 비중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우리 기업의 역동성이 상당히 저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R&D 편중 지원 한계…'병목 진단·정책조합'으로 전환해야"
기업의 고성장 요인은 산업별로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에서는 인공지능(AI) 활용, 수출, 특허, 무형자산 투자 등이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고, 서비스업에서는 디자인권, 상표권 등 브랜드 역량이 중요한 변수로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단순히 R&D 지원만 한다고 기업이 고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DI는 기존 지원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새로운 사업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지원체계를 혁신하자는 것"이라며 "단일 신청·단일 진단을 통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조합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이 지원사업을 찾아다니는 방식은 지원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원스톱 진단 기반으로 정책 조합, 민간 연계를 통해 (지원하면) 기업의 성장 병목 해결에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스케일업 지원 정책의 성과관리도 매출 증가, 고용 확대, 수출 확대 등 실질 지표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금은 성장하기가 어려워진 시대이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며 "성장 지표들을 점검해 사업 중에 진짜 성장을 도와주는 사업이 무엇인가를 분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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