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서 만든 AI 영화 서울 글로벌 무대서 통했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4 14:13

수정 2026.03.24 14:13

케이컴퍼니, WAIFF Seoul 2026 최고 영예
‘알 수도, 모를 수도’ 단편영화 부문 대상
4월 프랑스 칸 WAIFF 영화제 초청까지
지역 콘텐츠 글로벌 경쟁력 입증
3월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글로벌 AI 영화제 ‘WAIFF Seoul 2026’ 시상식에서 제주 콘텐츠 기업 케이컴퍼니 김원경 감독이 AI 단편영화 대상 수상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케이컴퍼니는 작품 ‘알 수도, 모를 수도’로 최고상을 받았다. /사진=케이컴퍼니 제공
3월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글로벌 AI 영화제 ‘WAIFF Seoul 2026’ 시상식에서 제주 콘텐츠 기업 케이컴퍼니 김원경 감독이 AI 단편영화 대상 수상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케이컴퍼니는 작품 ‘알 수도, 모를 수도’로 최고상을 받았다. /사진=케이컴퍼니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기반 콘텐츠 기업이 글로벌 AI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으며 지역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도구로 삼되 서사와 문제의식을 끝까지 밀어붙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제주콘텐츠진흥원 서귀포 아시아CGI애니메이션센터 입주기업 케이컴퍼니(대표 김원경)는 3월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글로벌 AI 영화제 ‘WAIFF Seoul 2026’에서 AI 단편영화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김원경 감독의 ‘알 수도, 모를 수도’다.

이번 수상은 제주에서 만든 AI 영화가 국제 무대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수상작 ‘알 수도, 모를 수도’는 4월 21~22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WAIFF 글로벌 영화제 초청 상영작으로도 선정됐다.

WAIFF는 AI와 영화의 융합을 다루는 국제 영화제로 서울 행사는 아시아 첫 개최지로 진행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2000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경쟁이 치열한 무대에서 제주 기업이 최고상을 받은 셈이다.

대상작 ‘알 수도, 모를 수도’는 밤 10시에만 열리는 산의 문, 그리고 그 안에서 실종된 친구를 찾는 주인공 ‘도키’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은 공동체 안에서 개인의 선택과 책임, 침묵의 문제를 따라가며 사회적 질문을 던진다. AI를 활용한 영상 구현이 눈길을 끌지만 핵심은 기술보다 이야기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보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에 무게를 실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와도 맞닿아 있다.

심사위원단은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창작 의도와 서사 구조, AI를 활용한 독창적 영상 표현이 돋보였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기술을 잘 쓴 영화가 아니라, 기술을 자기 언어로 바꾼 영화라는 점이다.

케이컴퍼니는 제주를 기반으로 공공기관과 지역 브랜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운영, 콘텐츠 제작, 광고 전략을 수행해 온 종합 마케팅 기업이다. 관광과 지역성을 반영한 콘텐츠 기획을 이어왔다. 이번 수상으로 활동 반경을 영화와 AI 콘텐츠 영역까지 넓히게 됐다. 지역 콘텐츠 기업이 자체 창작 역량으로 평가받았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김원경 감독은 “AI는 창작자의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는 강력한 도구”라며 “지역에서도 AI 기반 콘텐츠 제작 역량을 키우는 교육과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또 제주의 이야기를 세계에 알리는 디지털 마케팅과 콘텐츠 제작에 더 힘을 쏟겠다고 했다.

제주 콘텐츠 산업은 그동안 관광과 홍보 영상, 지역 행사 기록물 중심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AI 기술이 제작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이제는 지역에서도 세계 시장을 겨냥한 영화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 되고 있다. 물론 기술이 곧 경쟁력은 아니다. 이야기의 힘, 지역성의 해석, 창작자의 문제의식이 함께 가야 한다. 케이컴퍼니 사례는 그 가능성을 먼저 보여준 셈이다.

제주 안에서 AI 창작 교육, 제작 협업, 유통 연결이 이어져야 지역 기반 산업이 된다.
지역의 이야기를 세계가 이해할 언어로 바꾸는 작업도 더 정교해져야 한다. 이번 대상은 출발점에 가깝다.
제주 콘텐츠가 AI 시대에도 변방이 아니라 실험의 중심이 될 수 있는지, 이제 후속 성과가 답해야 한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