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K드라마 속 주인공이 먹은 라면과 떡볶이를 한국에서 직접 맛볼수 있어 꿈만 같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일대 음식거리에서 만난 한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실물로 접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명동 음식거리는 고소한 기름 냄새와 매콤한 떡볶이 향으로 가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객들의 국적이었다. 거리는 히잡을 쓴 무슬림 관광객부터 금발 유럽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K푸드는 힙하다" 음식거리 외국인들 가득
수십개의 노점이 늘어선 명동 음식거리에는 매대마다 떡볶이와 호떡, 김밥을 비롯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강타한 두바이 쫀득 쿠키 등 각양각색의 길거리 음식이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날 만난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은 "평소 SNS나 K팝 스타들이 즐기던 K분식을 직접 맛볼 수 있었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몽골 국적의 아미르씨는 "K푸드는 젊고 힙한 이미지다. K팝 스타들이 한식을 먹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한국 분식을 직접 맛 볼수 있어 매우 뜻깊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온 한 관광객은 "한국 음식은 특유의 힙한 매력이 있다"며 "처음 보는 음식인 떡볶이를 먹어본 뒤 K치킨도 맛볼 예정"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명동 음식거리 일대가 한국인만의 추억의 장소를 넘어 전 세계가 공유하는 K컬처의 거대한 식당이 된 셈이다.
이날 떡볶이의 메카인 신당동 떡볶이 골목은 평일이다보니 다소 한산했다. 하지만, 주말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신당동 떡볶이 골목은 지난 1953년 마복림 할머니가 짜장면 면발을 고추장 양념에 실수로 빠뜨린 것이 계기가 돼 지금의 고추장 떡볶이가 시작됐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신당동 떡볶이 골목에서 15년째 주차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김모씨는 "평일 낮에는 조용하지만 주말이 되면 데이트하러 온 젊은이들로 골목 전체가 꽉 찬다"며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주말에는 자주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바가지·위생 문제, 고질적 병폐
다만, 음식거리 물가는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명동 음식거리는 떡볶이 한 접시에 5000~7000원, 꼬치 한개에 5000원이 훌쩍 넘었다. 길거리 스테이크나 랍스터 구이 등 대부분의 음식들은 1만원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했다.
명동 음식거리와 함께 대표적인 K분식의 메카로 떠오른 서울 광장시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 유명 유튜버가 8000원짜리 순대를 주문했지만, 상인이 임의로 고기를 섞은 뒤 "고기를 섞었으니 1만원을 내라"고 요구한 사실이 영상으로 공개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과도한 바가지 등 상술이 K분식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정부가 최근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기 위해 고강도 제재에 나서면서 개선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정부는 바가지를 씌웠다 적발된 점포는 지역화폐 가맹점 등록을 취소하고, 해당 점포가 속한 시장에도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참여를 제한하는 등 '연대책임'을 묻기로 했다.
위생 문제도 여전히 해결할 과제다. 실제로, 광장시장을 돌아보니 노점상 대부분이 위생모를 쓰지 않았고, 일부 상인들은 뚜껑이 열린 음식물 쓰레기통 옆에서 식재료를 손질하기도 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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