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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사전심사 26건 무더기 각하…청구기간 지나고 사유 안 돼(종합)

뉴스1

입력 2026.03.24 18:18

수정 2026.03.24 18:22

24일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게양대에 걸린 헌법재판소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6.3.24 ⓒ 뉴스1 박정호 기자
24일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게양대에 걸린 헌법재판소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6.3.24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최동현 기자 = 헌법재판소가 24일 재판소원 청구 사건 가운데 26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지난 12일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후 헌재가 내린 첫 판단이다. '1호 심판 대상'이 된 사건은 나오지 않았다.

헌재는 23일까지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 총 153건 가운데 26건을 각하했다고 밝혔다.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없다.



각하 사유별로 △보충성(1호) 2건 △청구 기간(2호) 5건 △청구 사유(4호) 17건 △기타 부적법(5호) 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건은 1호와 4호 사유에 모두 해당했다.

헌재법 72조 3항에서 규정하는 각하 사유 가운데 1호에 해당하는 보충성은 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은 채 헌법소원을 청구한 경우를 말한다.

지난 12일 제도 시행 뒤 두 번째로 접수된 납북귀환 어부 유족의 '형사보상 지연 국가배상 청구 기각 취소 사건'도 보충성 원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날 각하됐다.

헌재는 "하급심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항소·상고를 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며 "그런데 청구인들은 심판 대상 판결에 대해 상고하지 않았으므로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적법하다"고 각하 사유를 밝혔다.

소액사건심판법에 의해 상고 이유에 해당하지 않아 상고를 포기한 것이라는 유족 측 주장에 관해서도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의 취지는 전심 절차 이행의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로, 보충성 원칙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배척했다.

청구 기간을 넘긴 경우도 다수 있었다. 한 재판소원 사건 청구인은 '12일 이전에 청구하지 못한 것은 개정 전 헌재법이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헌재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각하 사유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4호 청구 사유는 헌재법에서 명시한 재판소원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를 가리킨다.

헌재법에서는 △법원 재판이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법원 재판이 헌법·법률에서 정한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음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법원 재판이 헌법·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로 재판소원 청구 사유를 한정하고 있다.

이에 관해 헌재는 청구 사유에 관해 막연하고 추상적인 주장을 펼치거나,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사실인정·증거 평가 등을 다투거나, 재판 결과에 대해 단순히 불복하는 경우에는 청구 사유를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밖에 5호 헌법소원 심판의 청구가 부적법한 경우로 분류된 사례 중에는 항소심 중 제기된 사건도 포함됐다.

한편 1호 접수 사건인 시리아 국적 외국인 모하메드(가명)의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 사건'의 경우 지정재판부의 심리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결정은 지정재판부의 사전심사를 거친 결과다. 헌재법 72조에 따라 재판소원을 포함한 헌법소원 사건은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에서 사전 심사한다. 이들을 보좌하는 재판소원 전담 사전심사부는 헌법 연구관 8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사전심사 단계에서는 청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건은 각하하고, 청구가 적법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재판관 전원이 심리하는 전원재판부에 회부하는 결정이 이뤄진다. 헌법소원 심판 청구 뒤 30일 이내에 각하 결정이 없으면 해당 사건을 심판에 회부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날 판시 사항을 토대로 나머지 재판소원 사건들에 대한 사전심사 결과도 속속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