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설원 덮친 '800억 뚝심'… 신동빈 회장의 눈물
맏언니' 김효주의 극적 우승, 푸른 그린 위에도 '롯데 돌풍'
전지훈련 악재 뚫고 시범경기 승률 8할 9푼... 사직벌 깨운 거인들의 독기
롯데의 가을야구, 올해는 가능할까
맏언니' 김효주의 극적 우승, 푸른 그린 위에도 '롯데 돌풍'
전지훈련 악재 뚫고 시범경기 승률 8할 9푼... 사직벌 깨운 거인들의 독기
롯데의 가을야구, 올해는 가능할까
[파이낸셜뉴스] 밀라노의 눈밭에서 시작된 금빛 함성이 캘리포니아의 푸른 그린을 거쳐, 마침내 부산 사직구장으로 매섭게 번지고 있다.
2026년의 봄, 대한민국 스포츠계의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롯데'다. 그룹 차원에서 오랜 시간 뚝심 있게 밀어붙인 스포츠 투자가 동계올림픽과 골프, 그리고 프로야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며 모처럼 롯데 팬들의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고 있다.
신호탄은 지난달 막을 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터졌다. '스키 애호가' 신동빈 회장이 2014년부터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장을 맡으며 무려 800억 원을 쏟아부은 뚝심이 마침내 결실을 보았다.
설원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골프단이 승전보를 울렸다.
'롯데의 맏언니' 김효주가 23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포티넷 파운더스컵에서 세계랭킹 2위 넬리 코다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다. 프로 데뷔 때부터 롯데 모자를 쓴 김효주를 필두로,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황유민과 KLPGA 무관의 제왕 최혜진, 무서운 신예 유현조까지. 롯데 골프단은 그야말로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 모든 시선은 롯데 스포츠의 '본체'이자, 그룹의 가장 오랜 아픈 손가락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로 쏠린다.
공교롭게도 거인들의 발걸음 역시 심상치 않다. 롯데는 23일 SSG 랜더스전 승리로 시범경기 8승 2무 1패(승률 0.889)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일찌감치 단독 1위를 확정 지었다. 최근 불거진 '대만 캠프 도박 파동'이라는 치명적인 악재 속에서도 선수단이 똘똘 뭉쳐 이뤄낸 결과라 더욱 값지다.
하지만 롯데 팬들의 표정에는 환희와 불안이 교차한다.
롯데가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것은 역대 13번째지만, 그것이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무려 34년 전인 1992년에 멈춰 있다. 2017년 이후 8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조차 밟지 못한 터라, 시즌 초반에만 반짝하고 마는 '봄데(봄에만 잘하는 롯데)'라는 조롱 섞인 꼬리표가 늘 따라붙는다.
그러나 올해는 기운이 다르다. 동계올림픽에서 불어온 금빛 눈보라와 LPGA에서 날아온 우승의 낭보가 사직구장에 강력한 '위닝 멘탈리티'를 불어넣고 있다.
롯데 그룹 전체에 흐르는 승리의 기운을 자이언츠가 고스란히 이어받을 차례다.
설상의 기적과 그린의 감동을 완성할 마지막 화룡점정. 올해는 꼭 가을야구에 갈 수 있을까. 뭔가 기운이 좋다.
2026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써 내려갈 결말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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