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환율

하루 9원이 왔다갔다···환율 1500원보다 ‘변동성’이 무섭다

김태일 기자,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5 15:07

수정 2026.03.25 14:47

연초 이후 원·달러 환율 변동폭 8.74원
러-우 사태 때인 2022년보다 2.2원 높아
“환율 레벨 맞추기보다 변동성 완화해야”
환율 안정화 수단 미흡..실개입 위한 실탄 부족
외환보유고 이자는 대미 투자금으로 써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 레벨(수준)을 단순히 누르는 일보다 널뛰는 변동성 관리가 외환당국 책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환율이 한 방향으로 쏠리는 것도 문제지만, 등락폭이 커질 때 경제 전체의 손해가 더욱 불어나기 때문이다. 환율을 안정화할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에서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인위적 하향 조정에 나서기보다 대외 변수에 휘둘리지 않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환율 변동폭 러-우 때 상회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이달 24일까지 원·달러 환율 일일 평균 변동폭(종가 기준)은 8.98원으로 집계됐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9원 가까이 오르내림이 이어졌다는 뜻이다.

연간 기준 2023년(6.13원), 2024년(4.73원), 2025년(6.03원) 대비 2.85~4.25원가량 높다.

이번 환율 변동에는 지난 2월 시작된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인플레이션 우려 가중 등이 크게 작용하긴 했지만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됐던 2022년(6.52원)보다도 약 2.5원 올라 있는 상태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 역할은 원·달러 환율 상승 억제를 넘어 일정 범위를 과도하게 벗어나 요동치지 않도록 잡아주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달에도 54거래일 중 등락폭이 10원 이상인 경우가 35.2%(19거래일)이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500원을 넘지 않도록 사수하는 것 자체보다 급등락을 방지함으로써 변동성을 제어하는 게 외환당국 역할”이라며 “지금과는 반대로 중동 사태가 끝나 환율이 급락하게 되면 수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제값보다 높게 사와야 하는 수입기업이, 내리면 싸게 팔아야 하는 수출기업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진다. 환율이 위아래로 빈번하게 튀게 되면 양쪽은 대비할 새 없이 그때마다 손해를 보고, 이는 실물경제 전체로 전이된다.

환율 변동 억제책이 없다
문제는 환율을 진정시킬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구두개입 효력이 크지 않다는 사실은 이번 국면에서 확인됐고, 실개입을 위한 실탄은 충분하지 않다. 외환보유액은 그 이자로 연 200억달러 대미 투자 자금을 조성해야 해 환율 방어용으로 무작정 풀 수 없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실상 환율 변동성 관리를 못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외환보유액이 4300억달러로 많아보여도 미국 투자 준비를 해야 하는 만큼 실제 돈을 외환시장에 쏟아 부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로선 구두개입 정도가 최선”이라고 비관했다.

정 이코노미스트도 “(매파로 평가되는) 한은 총재 후보자(신현송) 지명 후 시장금리가 뛰었다”며 “통상 금리 상승 시 환율은 떨어져야 하는데, 반대 모습을 보인 것은 내부적으로 금리 등을 조절한다고 해도 환율 방어는 힘들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
실제 지난 23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0.7bp(1bp=0.01%p) 뛰었으나 원·달러 환율은 16.7원 상승한 1517.30원에 마감했다.

지금으로선 대외 충격을 완충할 국내 외환시장 여력을 키워놓는 게 현실적 대안이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유인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외환시장 거래량, 시장참가자 확대가 이뤄지면 환율 쏠림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