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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계좌선 해외 ETF가 여전히 대세...RIA 절세 셈법 '고심'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5 16:22

수정 2026.03.25 16:13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가 출시된 가운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에서 국내 상장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꾸준히 담아온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정부가 RIA계좌에서 해외주식을 매도하는 대신, 다른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매수하는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연금계좌나 ISA 등에서의 해외주식형 상품 순매수액만큼을 세제혜택에서 차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중개형 ISA에 편입된 자산 중 국내에 상장된 해외 투자 ETF의 평가금액은 지난 2024년 1월 4469억원에서 올해 1월 14조8944억원으로 2년 새 14배 급증했다. 해외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4.7%에서 32.4%로 수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개형 ISA 내 국내 투자 ETF의 평가금액은 1조1622억원에서 6조6146억원으로 6배 느는 데 그쳤다.



ISA 내에서 국내 상장 해외 ETF 인기가 견고한 것은 절세 효과 때문이다. 일반 계좌에서 해외 ETF를 매도하면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하지만, ISA 계좌에선 의무보유 3년을 유지하면 최대 200만원(서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초과분에 대해서도 9.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절세 효과, 장기 투자 목적으로 ISA 내에서 해외 ETF를 적립식으로 꾸준히 매수하는 투자자가 많았다.

이 가운데 지난 23일부터 각 증권사가 출시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개설 여부를 놓고 ISA 내에서 국내상장 해외 ETF를 담았던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RIA는 지난해 12월23일 기준 보유 중인 해외주식을 RIA 계좌로 옮겨, 이를 매도한 뒤 매도 금액으로 국내주식 등 투자상품에 1년 이상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까지 면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문제는 RIA 외의 계좌에서 이미 국내 상장 해외 ETF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던 투자자일 경우, 세제 혜택이 당초 받을 수 있던 금액보다 더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각 증권사가 투자자들에 배포한 RI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이후 ISA, 개인형 퇴직연금(IRP), 퇴직연금(DC형) 계좌에서 국내 상장 해외 ETF·ETN, 해외주식형 펀드 등을 매매했을 경우, RIA로 받을 수 있는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해당 금액에 비례해 줄어든다.

예컨대 투자자 A씨가 1년 전 테슬라 주식을 1750만원에 매수해 주가 상승으로 현재 5000만원이 됐다고 가정해보자. 기존에는 양도차익 3250만원 중 기본공제(250만원)을 뺀 3000만원에 대해 660만원(세율 22%)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테슬라 주식을 이달 말 RIA 계좌로 옮겨 5000만원어치를 모두 팔고, 매도 금액으로 삼성전자를 매수하면 양도세가 100% 감면된다.

만일 A씨가 테슬라 주식과는 별도로 ISA 계좌에서 KODEX S&P500이나 TIGER S&P500과 같은 국내 상장 해외 ETF를 올 1월 말 10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면, 양도세 공제율은 1 - (RIA 외 해외 상품 순매수액 1000만원 / RIA 내 해외주식 매도금액 5000만원)을 계산식이 적용돼 80%로 낮아진다.

ISA에서 해외 ETF를 꾸준히 매수해온 투자자일수록 RIA를 활용할 때 절세 혜택이 줄어드는 셈이다. 투자자들로선 RIA에 활용할 해외주식과 그 외 계좌서 사들인 해외 ETF 규모와 비중을 고려해 절세 계좌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절세 혜택을 온전히 활용하려면 사실상 해외주식 투자가 1년 넘게 막히는 셈인데, 최근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RIA 계좌의 실효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