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코앞 ‘윤 어게인’ 공방
야권 궤멸적 패배 부를 자충수
윤석열, 권력 복귀 사실상 불능
지금은 집안싸움할 계제 아냐
야권 잠룡들, 선공후사 자세로
야성·개혁 비전으로 심판받길
야권 궤멸적 패배 부를 자충수
윤석열, 권력 복귀 사실상 불능
지금은 집안싸움할 계제 아냐
야권 잠룡들, 선공후사 자세로
야성·개혁 비전으로 심판받길
국힘 내홍의 표면적 원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층을 둘러싼 시각차다. 한동훈 전 대표 등 비주류는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 측과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당 밖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도 선거 승리와 연대를 명분으로 이에 가세하고 있다. 반면 장동혁 대표 등 주류는 외려 선거 참패를 우려해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과의 단절을 망설이는 모양새다.
물론 국힘 지도부도 지난 9일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긴급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대해 명백히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런데도 친한계를 중심으로 '절윤 공세'는 이어지고 있다. 쫓겨나다시피 자진탈당한 윤 전 대통령이 아니라 당 안팎 친윤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장 대표와 지도부의 2선 후퇴를 압박하는 수순인 셈이다.
윤 어게인 세력 중에도 윤 전 대통령이 진짜로 권력을 되찾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는 '비상계엄 자폭극'으로 탄핵된 후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권좌 복귀는커녕 특별사면이 없으면 보통 시민으로도 돌아올 수 없는 처지다. 정적인 이재명 대통령이나, 차기 정부의 은전을 기다려야 할 신세다.
절윤 공방은 지선 승리를 위한 견해차를 떠나 야권 내 헤게모니 다툼 양상을 띠고 있다고 봐야 한다. 윤 어게인 세력은 전체 유권자 중에서 적게는 10%, 많으면 20% 정도인 강성 보수 지지층이다. 이들을 우군으로 안고 가야 선거 완패를 면하고 이후 당권도 지킬 수 있다고 보는 게 장 대표의 속내로 비친다. 반면 한 전 대표 등은 장 대표를 윤 어게인 세력과 분리해 주저앉힌 뒤 야권 차기 주자가 되길 바랄 게다. 하지만 국민이 어디 바보인가. 선거 후 누가 야당 당권을 잡든 패배주의에 젖었던 그를 대선 주자로 받아들일 리도 만무하다.
양쪽 모두 야권의 지선 패배를 전제하는 인상을 주고 있으니 더 문제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힘 지지율이 여당의 절반 수준이라는 결과도 나오긴 했다. 그렇다고 이를 당연시할 순 없다. 가뜩이나 거여(巨與)는 지금 입법·행정권도 모자라 사법부까지 쥐락펴락할 태세다. 그 부작용은 이미 현실화됐다. 예컨대 위헌 논란 속에 재판소원법을 강행 처리한 결과를 보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형사범이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청구해 피해자의 고통이 연장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만일 야당이 지방자치에서조차 최소한의 견제능력마저 상실하면 그 피해 또한 국민의 몫이 될 게 뻔하다.
그렇다면 보수 야권의 궤멸적 참패를 막을 방도는 뭘까. 애초 장동혁, 한동훈, 오세훈 그리고 이준석 등 야권 잠룡 4인 간 '지선 연대'가 가장 좋은 지렛대였다. 그런 맥락에서 장 대표 측이 당원 게시판 건으로 한 전 대표를 출당시켜 그 가능성을 줄인 건 실수였다. 그가 가족 명의의 윤석열 비방 게시글로 빌미를 주긴 했지만…. 일각에선 장 대표를 배제하고, '오·이·한' 3인이 한데 뭉쳐야 한다고 훈수를 둔다. 그러나 이는 파당적 정치공학일 뿐이다. 그런다고 중도 지지표가 이들 3인에게 쏠릴 리도 없거니와 자칫 범야권의 사분오열로 지선 폭망을 부를 악수가 될 수도 있다.
일찍이 냉철한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가 그랬다. "성난 민중을 진정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존경받는 출중한 인물이 그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의 자폭성 계엄으로 민심으로부터 멀어진 야권이 되새겨야 할 경구다. 다만 현 야권의 주요 플레이어들(장·한·오·이)은 국민적 신망 차원에서 보면 고만고만한 수준이다.
그래서 모두 사심을 버리고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자세를 취할 때다. 어차피 가능성이 '제로'인 윤 어게인(윤 전 대통령 복귀) 공방은 신기루 쫓기일 뿐이다. 혹여 이번 선거에서 '각개약진'을 하더라도 거여의 폭주를 견제할 대안과 민생개혁 비전으로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최소한 범야권의 공멸은 막고, 지선 후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도 기약할 수 있을 법하다.
kby777@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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