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끝나도 고유가는 장기화
원전 가동률도 최대한 끌어올려야
원전 가동률도 최대한 끌어올려야
원유 수입이 거의 중단된 가운데 '산업의 쌀'인 나프타 공급이 끊겨 아예 공장 문을 닫는 기업들도 생기고 있다.
에틸렌 가스를 철강 절단에 사용하는 조선업계는 재고가 바닥나면 배를 만들 수 없다. 산업체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종량제봉투 공급이 중단된다는 괴담이 돌아 일부 가게에서 품절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공급이 중단되거나 감소되면 수요를 줄여 대처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부가 이제야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하고 공공부문 차량 5부제를 시작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전 국민이 동참하여 기름 등 에너지를 아껴쓰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석유나 가스가 전혀 나지 않기에 이럴 때일수록 여느 때와 다른 절약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전기나 가스 공급이 끊길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그리 크지 않은 듯하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이럴 때 독이 될 수 있다. 시장가격을 왜곡한 낮은 값으로 국민에게 공급하니 수요가 줄지 않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 제도를 유지할지 정부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발적 수요억제다. 생계를 위한 차량 운행은 어쩔 수 없지만 출퇴근이나 단순한 이동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기름 소비를 줄여야 한다. 가정의 전기가 끊겨도 안 되겠지만 원유가 없어 공장을 돌리지 못하는 일만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중단은 우리 발전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 원전 가동률 저하다. 2015년 85.3%였던 원전 가동률은 현재 60%대로 떨어져 있다. 국내 원전 26기 가운데 10기가 멈춰 있어서다. 5기는 40년 설계수명이 다해 연장 허가를 받느라 서 있고, 5기는 정비 중이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여파가 지금까지도 우리 경제에 고통을 주고 있다. 고리 원전 1호기는 수명이 다되었다고 해체를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수명 40년을 안전검사를 거쳐 60년, 80년까지 늘리고 있다. 연장 허가를 해주는 쪽으로 정책을 틀었지만 그 과정이 지연돼 지금 중단돼 있는 것이다. 한 정권의 잘못된 정책이 국가와 민생에 고통을 주는 대표적 사례로 남을 것이다. 이번 중동 사태가 에너지 정책의 재검토 필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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