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주방 환경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도마는 육안으로 청결해 보일지라도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수적인 조리 기구다. 각종 식재료를 자르는 동안 표면에 발생하는 미세한 틈새로 수분과 음식 잔여물이 스며들면서 유해 미생물이 증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구 겉면에 파인 자국이나 오염 물질이 잔존할 경우, 그 사이로 찌꺼기와 물기가 침투해 각종 균이 서식하기 매우 유리한 상태로 변하게 된다.
도마 균열과 홈, 일반적인 세척만으로는 닦아내기 매우 어려워
이처럼 겉부분에 발생한 마모나 흠집을 가벼운 사용감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러한 균열과 홈은 생각보다 깊숙하게 파고들어 일반적인 세척만으로는 닦아내기 매우 곤란한 사각지대로 작용한다.
가열하지 않은 육류나 수산물을 썰었던 도마는 파인 틈새로 유해균이 잔류할 개연성이 크다. 해당 균열 속으로 살모넬라균이나 대장균을 비롯한 식중독 유발 미생물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동일한 조리 기구 위에서 과일 및 채소류를 연이어 다듬게 되면, 기존에 증식하던 균들이 새로운 식재료로 고스란히 전이되는 교차 오염이 발생한다.
앞서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실태 점검 결과에서도 이 같은 위생 취약성이 확인된 바 있다. 보관 및 세척이 불량한 제품군에서 다량의 미생물이 발견됐으며, 특히 청결하지 못한 환경에 노출된 기구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군까지 검출됐다. 씻고 말리는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오염된 기구를 반복해서 쓰게 될 경우, 치명적인 식중독을 포함한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재료 종류에 따라 기구 별도로 활용 당부
따라서 해당 조리 도구는 씻고 말리는 사후 처리 외에도 실제 조리 과정에서의 철저한 분리 원칙이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루는 재료의 종류에 따라 기구를 별도로 배정해 활용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채소 및 과일용과 어육류용을 엄격하게 구분해 교대로 사용하는 것이 기본 수칙이다.
도마 재질에 따라 관리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목재 소재의 경우 자체적으로 물을 빨아들이는 성질을 지니고 있어 습기 침투가 빠르며 그만큼 위생 유지가 어렵다. 이와 대조적으로 합성수지 재질은 닦아내기는 수월한 편이나, 장기간 쓸수록 칼날에 의한 파임이 심화되고 겉면의 마찰력이 급격히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핵심 요인은 평소의 보관 습관이다. 이미 깊은 균열이 다수 발생한 제품은 단순한 물청소만으로 속까지 완벽히 소독하기 불가능하므로 주기적인 새 제품으로의 교환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설거지를 마친 뒤에는 표면의 물방울을 완전히 닦아내고 바람이 원활하게 통과하는 공간에 비치해 말려야 한다.
계면활성제 활용해 세밀하게 세정 작업해야
조리를 마친 즉시 기구를 세척망에 올리는 신속함도 중요하다. 세척 작업은 고온의 물과 전용 세정제를 동원해 겉면은 물론이고 미세하게 파인 균열 내부까지 강하게 문지르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가열 전 상태의 육류나 어류를 다루고 난 도마는 파인 홈 사이로 잔여물이 고착되기 쉬우므로, 사용자는 계면활성제를 활용해 한층 세밀하게 세정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악취가 가시지 않을 경우에는 식초를 푼 물로 헹구어내거나 베이킹소다 가루를 도포해 문지르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민간요법은 불쾌한 향을 억제하는 용도로만 유용할 뿐, 표면에 흡착된 단백질 성분이나 유분기 자체를 완벽하게 씻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겉면에 습기가 잔류할 경우 깊게 파인 홈 내부가 완전히 건조되지 않아 미생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따라서 사용자는 기구에 맺힌 물방울을 헝겊 등으로 닦아낸 다음, 수직으로 비스듬히 세워 속까지 완벽히 건조시키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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