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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주총서 사외이사 안양수·박희진 선임..'부산 이전 포석' 논란 가열
노조 "4월 정관변경→5월 임시주총→6월 지방선거 전 이전" 시나리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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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현재 컨테이너 선복량이 100만TEU에 불과한 만큼 해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올해 경영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글로벌 7위 에버그린(Evergreen)이 200만TEU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100만TEU 수준의 8위로는 경쟁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이다.
최원혁 대표 "해운 기초체력 강화하지 않으면 중장기전략 달성 어려워"
최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열린 제5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에어카고 등 사업 다각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해운 쪽에 역량을 집중해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동맹과 시너지를 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전 회사(LX판토스)에서도 육상 창고 등을 다 해봤지만, HMM은 지금 기초체력부터 튼튼하게 다져야 한다"면서 "친환경 전환, 벌크사업 확대, 유조선(VLCC) 14척 운용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하고 있지만, 컨테이너 사업의 중동 리스크를 벌크에서 헤지해야 하고, 터미널도 부진한 만큼 기초체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2030 중장기전략 달성도 미흡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 전략과 관련해 해운 본업에 대한 집중을 거듭 강조했다.
HMM은 2030 중장기전략에 따라 컨테이너 155만TEU, 벌크 1275만DWT를 확보하고 친환경·통합물류·디지털라이제이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컨테이너 부문은 허브·스포크 기반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권역별 영업력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해 해운 시장에 대해서는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 홍해 정상화 가능성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외이사 선임 둘러싼 '부산 이전' 논란
이날 주총의 최대 이슈는 사외이사 인선이다. HMM은 임기가 만료된 우수한·이젬마·정용석 등 3명의 사외이사 후임으로 안양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산업은행 부행장·KDB생명 사장 출신)과 박희진 부산대 경영대학 부교수 2명만을 선임했다. 이사회가 기존 6명(사내 2·사외 4)에서 5명(사내 2·사외 3) 체제로 축소 재편된 것이다. 노조를 비롯한 일부 주주들은 안양수·박희진 후보가 부산 이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짙다고 주장했다. 안 고문은 HMM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출신이고, 박 부교수는 부산 소재 대학 인사라는 점에서 부산 이전에 우호적인 이사회를 구성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관련 자격요건을 충분히 검증했다"며 "상법에서 요구하는 재무·회계 전문가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서 독립적으로 회사의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HMM이 상장사로서 법에서 요구되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적법한 절차를 통해 추천한 것"이라며 "별건(부산 이전)과 연관해 말하는 것은 의장의 역할을 벗어난다"고 선을 그었다.
안양수 후보 선임에는 12만9928주가 반대표를 행사했고, 제5호 의안(박희진 후보 감사위원 선임건)에도 15만2349주가 반대했다. 다만 최대주주인 산업은행(35.4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08%) 지분이 합산 70%를 넘어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사회 규모 축소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최 사장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정관에서 이사회는 3명 이상으로 구성하면 되기에 법적으로 부합하고, 2019~2023년까지 4년간 5명 체제로 운영한 전례가 있다"면서 "5명 체제가 6명 체제와 비교해 운영상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이사회 충원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사 정원 증대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 "본사 이전, 회사 존립 위기"…총파업 경고
정성철 사무금융노조 HMM 지부장은 주총 현장에서 강도 높은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정 지부장은 "이번 주총으로 이사회가 4월 정관변경, 5월 임시주총, 6월 지방선거 전 이전이라는 정치적 동력을 삼으려 한다"고 지적하며 "자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회사가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본사 위치에서의 효율성을 100이라 하면 지방 이전 시 60~70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수천억 원의 이전 비용과 예측 불가능한 인력 유출을 방치한다면 이사의 충실의무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적 근거도 없는 가정에 기대서 이사회가 결정하면 배임에 해당한다"고 경고하며 본사 이전에 대해 이사회가 검토한 자료의 공개를 요구했다.
특히 육상 직원을 대표하는 사무금융노조뿐 아니라 해상 직원을 대표하는 해상노조까지 부산 이전 반대에 가세하면서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노조 측은 다음 달 2일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거쳐 '헌법이 보장한 최후의 수단'인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에 최 사장은 "이사는 회사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도모해야 한다"면서 "막중한 임무에 위배되지 않고 선관주의 원칙으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HMM의 2025년 실적은 매출 10조8914억원, 영업이익 1조4612억원, 당기순이익 1조87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58.4%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13.4%로, 최 사장은 "다른 선사보다 높은 수준으로 HMM의 글로벌 경쟁력이 우수함을 방증한다"고 자평했다. 2025년 배당금은 전년 대비 100원 인상한 주당 700원(배당성향 35%)으로 확정됐다.
업계에서는 이날 주총을 기점으로 HMM의 부산 이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4월 이사회에서 본점 소재지를 부산으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하고, 5월 임시주총에서 이를 확정하는 수순이 유력하다. 최대주주 지분(70.5%)을 감안하면 임시주총 통과에는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나, 노조의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수출입 물류 대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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