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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민의견 반영한 'AI행정' 추진...시민 60%는 '명확성' 중시"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6 15:00

수정 2026.03.26 15:00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시민 94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AI 행정'을 본격 추진한다. '편리함'을 가장 큰 혜택으로 꼽았지만 여전히 '신뢰도'에 대한 불안이 남아있다는 반응이다. 시는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합쳐 올해 로드맵을 마련하고 '서울형 LLM' 등 AI 행정 기틀을 갖출 예정이다.

서울시는 26일 서울시청에서 AI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서울특별시 인공지능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인공지능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인공지능위원회 출범에 앞서 정책 방향을 시민에게 먼저 묻기 위해,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11일까지 '시민이 바라는 AI 서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시민들은 'AI를 통해 기대하는 삶의 변화'로 '시간의 자유'(36.7%)를 꼽았다. 이어 개인의 역량과 생산성을 높여주는 '성장의 파트너'(30.5%), 필요한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선제적 혜택'(26.2%) 등이 뒤를 이었다.

공공분야 도입 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로는 '24시간 민원 상담 및 서류 간소화'(22.6%)가 1위를 차지했으며, '교통 정체 해소'(17.8%), '범죄·재난 예방'(16.1%), '문화·관광'(13.1%), '복지'(12.2%) 순으로 나타났다.

시는 "시민들은 첨단 기술 자체보다 일상의 불편을 줄여주는 실용적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AI의 신뢰도에 대한 불안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60.7%는 업무처리 속도보다 책임 소재의 명확성과 인간의 최종 검토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맞춤형 혜택 확대(37.9%)보다 개인정보 보호 등 보안 강화(43.7%)를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더 높았다.

기술 도입 속도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57.0%는 "혁신적 기술이라도 충분히 검증된 뒤 도입해야 한다"고 답했다.

세대 간 디지털 격차도 뚜렷했다. 20대의 77%가 새로운 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한다고 답한 반면, 60대 이상은 절반 이상이 자주 사용하는 기능 위주로만 활용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60대 이상 응답자의 30.2%는 주변 도움 없이는 기기 사용이 어렵다고 답했다.

시는 '선 보안, 후 편익', '선 검증, 후 확산' 원칙 아래 AI 행정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출범한 인공지능위원회는 이러한 시민 요구를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책·기술·산업·윤리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에는 정송 카이스트(KAIST) AI연구원장이 선출됐다.

출범식 이후 열린 제1차 회의에서는 '2026 서울시 인공지능 행정 추진계획', '서울형 LLM 구축 및 AI 서비스 시범 적용', '서울시 AI 기본계획 수립' 등 핵심 의제 3건이 논의됐다.

향후 시 업무 분류체계는 AI 기술 중심으로 개편하고, 17개 실·국과 산하기관이 참여하는 61개 AI 행정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향후 3년간의 정책 비전과 로드맵 역시 오는 9월 최종안 확정까지 분야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행력 있는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송 위원장은 "AI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며 "시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준과 원칙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시민들은 더 빠른 행정보다 더 안전하고 책임 있는 AI를 원했다"며 "시민의 시간을 아껴주면서도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AI 행정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