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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폭 2배 확대…'공급망 위기' 나프타 수출 제한

정상균 기자,

서영준 기자,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6 18:25

수정 2026.03.26 18:24

정부, 중동發 비상경제 대응 방안
휘발유 가격 L당 65원·경유 85원↓
화물차·버스에 유가연동 보조금
법정상한 70%까지 한시적 증액
요소·요소수 매점매석 금지 조치
쌀·계란 등 민생물가도 특별관리
구윤철 "단계별 정책수단 총동원"
26일 서울 시내 한 종량제 봉투 자판기에 특수마대를 제외한 일반용 봉투 판매대가 대부분 비어 있다. 정부는 종량제 봉투를 '핵심 관리 품목'으로 지정하고 지자체와 합동 상황반을 구성해 수급 상황을 상시 점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시내 한 종량제 봉투 자판기에 특수마대를 제외한 일반용 봉투 판매대가 대부분 비어 있다. 정부는 종량제 봉투를 '핵심 관리 품목'으로 지정하고 지자체와 합동 상황반을 구성해 수급 상황을 상시 점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중동전쟁발 고유가에 대응해 정부가 내달 1일부터 유류세를 15~25%로 현행보다 2배 낮춘다. 소비자들은 현재보다 L당 최대 80원 이상의 할인을 받게 된다.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는 수출을 통제하는 긴급수급조정 조치가 27일 0시부로 단행된다.

26일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동전쟁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가용재원과 수단을 총동원해 신속 대응에 초점이 맞춰졌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제 전시상황이라는 엄중한 인식 하에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단계별로 대응하겠다"며 "유류세는 국제유가·전쟁 상황을 봐서 추가로 인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고유가에 따른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한다. 중동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이상으로 급등함에 따라 휘발유 등 석유제품과 소비자 물가도 3%대 이상으로 크게 오를 조짐이다.

이에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 지정 확대에 이어,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냈다. 휘발유는 현행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인하율을 확대한다. 내달 1일부터 오는 5월 말까지 한시 시행한다. 이렇게 되면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은 L당 각각 65원, 87원 떨어진다.

고유가 비상 상황에서 쓰는 대응카드이긴 하지만, 세수 감소는 불가피해졌다. 유류세를 20% 인하하면 세수는 한 달에 4000억원 이상 줄어든다. 또한 유류세(휘발유 694원, 경유 476원)는 L당 고정돼 있어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시기에는 유류세 비중이 작아져 인하 효과도 떨어진다. 김완수 재경부 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유류세 인하에 따른 총소비량 변동, 세수 감소액 등을 면밀히 점검 중"이라고 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예산에서 유류세 환원(복원)을 염두에 두고 핵심 세수인 교통·에너지·환경세를 16조4000억원으로 전년(13조2000억원)보다 3조원 이상 늘려잡았다.

화물차와 버스 사업자 등에 지급하는 유가연동 보조금도 4월까지 한시적으로 늘린다. 보조금 지급 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올려 사실상 법정 상한선까지 지원키로 했다. 이와 함께 현재 50% 할인 중인 영업용 화물차(심야 운행)와 노선버스의 고속도로(도로공사 관리) 통행료를 한 달간 면제한다.

나프타, 요소 등 중동 과의존 품목은 공급망 대응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급망기금 내 중동 피해대응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1조5000억원 규모로 대체수입, 긴급운영자금 등 지원할 방침이다. 이같은 공급망 상황을 24시간 집중 모니터링을 위해 경제부총리(본부장) 중심의 관계기관 합동 위기대책본부를 신설·가동했다.

김귀범 재경부 종합정책과장은 "중동 의존도 높은 품목은 하루 단위로 수급·가격을 점검할 방침"이라며 "하반기 중에 조기경보 전산시스템을 시범 가동할 것"이라고 했다.

수급 위험 품목인 나프타와 요소, 요소수에 대해선 정부가 수출과 유통을 본격적으로 통제한다. 나프타의 경우, 공급망법상 위기품목 지정에 이어, 27일 0시부터 수출을 제한하는 긴급 수급조정조치를 단행한다. 요소와 요소수(촉매제)에 대해선 이날부터 매점매석행위 금지 조치를 시행, 단속을 강화한다.

들썩이는 민생물가를 잡기 위한 추가 대책도 내놓았다.

중동 전쟁 영향권에 있는 공산품·가공식품, 택배이용료, 외식서비스 등 20개 품목을 특별관리품목으로 추가 지정, 총 43개 항목을 집중 관리키로 했다.

그 중 수급 불균형과 감염병 확산으로 공급이 줄어 가격이 크게 오른 쌀과 계란, 고등어 등 농축수산물은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쌀은 지난 13일 10만t에 이어 최대 5만t을 추가 공급한다. 계란은 신선란 471만개를 추가 수입해 시장에 풀 계획이다.

중동전쟁 피해 수출기업과 소상공인, 농어민 등 취약계층에 대해선 직접 지원을 확대한다.

피해기업에 지원하는 정책금융은 4조원 이상 늘려 24조3000억원 규모로 확대 운영한다.
일시적 경영 애로기업에 대해선 25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 안정자금을 지원한다. 수출바우처를 통한 물류비 지원을 최대 6000만원으로 현행 2배로 늘리고, 소상공인 경영안정바우처 자금 중 잔액인 740억원을 신속히 집행키로 했다.
농어민의 무기질 비료 원료구입 자금도 2000억원 규모로 편성해 이자비용 등을 지원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서영준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