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사남' 속 이준혁 연기한 금성대군
은평구 '금성당'서 유물 110점 해설 전시
은평구 '금성당'서 유물 110점 해설 전시
"여기 입구부터 전시가 시작되는데 들어오시면서 '안녕, 금성당'이라고 한번씩 말해주세요"
서울 은평구의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안녕, 금성당' 해설 전시에 참가한 관람객들은 학예연구사의 안내에 따라 한 사람씩 금성당에 인사를 건네고 입장을 시작한다. 표문송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관장은 "안녕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며 "금성당이 예전 국태민안을, 우리를 위해 빌어준 것, 그리고 오늘날까지 자리를 지켜준 금성당을 위해 우리가 빌어주는 것으로 양방향으로 말하는 '안녕'이다"고 설명했다.
은평구는 26일 '안녕, 금성당' 전시에서 금성대군의 충의정신과 엄선한 금성당 유물 110여점을 4월 12일까지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늘날 금성당은 은평구 뉴타운 속 높게 들어선 아파트 사이에서 여전히 조선시대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는 중이다. 조선 왕실에서 기도처로 삼을 정도의 국가적 제의 공간이었던 이곳은 본래 전라 나주의 토착 신앙인 금성대왕을 모신 공간이었다.
왕실의 평안과 국가의 안녕, 백성들의 소원을 빌던 공간은 세조와 단종의 비극적인 역사 이후 다시 한 번 변신했다. 천만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끝까지 단종 곁을 지켰던 금성대군에 대한 추모가 민간 신앙인 금성대왕과 결합하기 시작했다. 조선 후기 무렵에는 금성대군의 충절이 다시 백성들로 하여금 소원과 안녕을 비는 존경의 대상이 됐다.
조선시대 이후에도 금성당 속 금성대군은 여전히 시민들의 발길을 맞이했다.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최근 뉴타운 개발 시기까지 금성당에서는 꾸준히 '금성당제'를 열고 찾아온 이들의 안녕을 빌어줬다.
은평구 관계자는 "지난 2008년 뉴타운 개발 당시 서울에 남아있는 유일한 금성당 건물로 국가민속문화재 제258호로 지정돼 현 모습을 지킬 수 있었다"며 "무속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 지금도 언제든 인근 주민, '왕과 사는 남자' 관람객이 찾을 수 있도록 공간을 개방하고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굿판이 열리던 금성당 공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상시 개방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으며, 오는 11월까지 매주 수·목·금요일 오전 10시30분에는 전문적인 설명을 곁들인 전시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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