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기고] '해양수도 부산' 수산경제 영토 세계로 넓혀야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6 18:44

수정 2026.03.26 18:43

임정현 해양공학 박사·부산대 글로벌 선도 연구자
임정현 해양공학 박사·부산대 글로벌 선도 연구자
부산의 바다는 대한민국 근대화 서막을 열었던 기회의 장이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부산 수산업은 쉼 없이 달려왔으나 오늘날 마주한 거대한 파도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노동력 절벽, 기후위기에 따른 어족 자원의 변화,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우리 수산업에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 이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부산의 수산업은 과거의 유산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생존을 넘어 번영으로 가기 위한 설계도를 펼쳐야 한다.



필자가 주도해 수립한 '부산 글로벌 수산허브 전략 2035'는 부산을 세계적인 해양·수산 혁신의 엔진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이다. 이 전략의 중심에는 '블루 푸드(Blue Food)'라는 미래 식량 자원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단순히 물고기를 잡고 파는 1차 산업의 틀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기술이 지배하는 고부가가치 4차 산업으로의 이행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 핵심 동력은 단연 AI(인공지능)와 AGI(범용 인공지능) 기술의 전면 도입이다. 기존의 자동화가 정해진 규칙을 따랐다면, AGI 기반의 수산업은 스스로 환경을 분석하고 예측한다. 지능형 어업 시스템은 기후 변화에 대응해 최적의 어종 생산을 가능케 하고, 로봇화된 가공 공정은 인력난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것이다. 특히 부산의 60년 전통 어묵 제조 역사는 첨단 스마트 기술과 만났을 때 전 세계 식탁을 점령할 혁신적인 '케이 씨푸드(K-Seafood)'로 재탄생할 수 있다. 이는 제조 단가 경쟁력을 넘어 '품질의 초격차'를 만드는 과정이다.

아울러 우리는 부산의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 가덕도 신공항은 단순한 공항이 아니다. 바닷길(Sea)과 하늘길(Air), 대륙 철도(Rail)가 교차하는 '트라이포트 물류 허브' 핵심축이다. 전 세계 수산물이 부산으로 모여들고, 부산의 첨단 가공 기술을 거쳐 다시 세계로 초고속 배송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부산은 동북아시아 수산물 유통의 종착역이 아닌, 전 세계 수산 물류를 컨트롤하는 '관제탑'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콜드체인의 완성은 부산의 경제 영토를 오대양 육대주로 넓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러한 혁신은 결국 '사람'으로 귀결된다. 자갈치와 충무동 중심의 어시장과 감천·신평·장림에서 녹산까지 이어지는 산업 단지들을 스마트 해양 클러스터로 전환해 기술력 있는 벤처 기업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신기술 도입의 문턱을 낮추고, 과감한 투자 세액 공제와 지원책을 통해 자본을 유입시켜야 한다. 정책이 실현될 때 창출될 수만 명의 양질의 일자리는 부산을 떠나던 청년들을 다시 돌아오게 할 것이며, 지역 경제 매출 12조원 달성이라는 숫자는 곧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방정부나 산하 공기업들이 인프라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원을 한다는 것은 넌센스다, 차라리 기업에게 직접 지원한 것이 맞다.

정책은 결코 혼자서 완성할 수 없다. 민(民)의 창의성과 관(官)의 강력한 행정력, 그리고 산·학·연의 기술 협력이 한데 어우러져야 한다. 2035년 부산항은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스마트 선박들로 가득 차고, 디지털 물류 대동맥을 통해 부산의 수산 식품이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부산의 대전환은 이제 막 시작됐다. 우리가 오늘 뿌리는 혁신의 씨앗은 2035년, 세계 최고의 해양 수도 부산이라는 거목으로 자라날 것이다.
시대의 요구에 응답할 부산의 담대한 도전을 응원한다.

임정현 해양공학 박사·부산대 글로벌 선도 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