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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 위기'에 나프타 통제권 꺼낸 정부…수출제한 물량 5개월간 국내로 돌린다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7 00:00

수정 2026.03.27 00:00

27일 0시 나프타 수출제한규정 고시·시행
정유사·석화사 생산·사용 보고 의무
나프타 매점매석 금지
수출제한 물량 국내 전환
산업장관, 필요시 생산·조정명령권 등 행사 가능
사태 정리시 규정 해제
중동상황 장기화로 나프타 수급 차질로 인해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생산 시설 가동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3일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소재 기업 등에 따르면 LG화학 여수공장은 이날부터 여수산단 내 NCC 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나프타 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1공장만 가동할 예정이다. 사진은 25일 여수산단내 NCC 2공장 모습. 뉴스1
중동상황 장기화로 나프타 수급 차질로 인해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생산 시설 가동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3일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소재 기업 등에 따르면 LG화학 여수공장은 이날부터 여수산단 내 NCC 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나프타 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1공장만 가동할 예정이다. 사진은 25일 여수산단내 NCC 2공장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결국 석유화학 생산 원료인 나프타 통제권을 꺼내들었다. 나프타(납사) 수급 차질로 인한 석유화학 설비의 전방위적 셧다운(가동중지) 시기를 늦추고, 나프타 기반 품목 공급부족 우려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향후 5개월 간 나프타 매점매석이 금지되고, 수출제한 물량은 국내용으로 전환되게 된다. 산업통상부는 정유사·석유화학사로부터 나프타 동향을 보고받고 필요 시 생산·공급명령권, 수급조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의 '나프타 수출제한 및 수급안정을 위한 규정(나프타 수출제한 규정'을 고시하고 27일 0시부터 시행한다.

규정은 5개월 간 시행된다. 산업부는 5개월 이내라도 나프타 수급차질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고 판단하면 해당 조치를 해제한다는 입장이다.

나프타는 반도체, 자동차 등 산업에서 사용하는 석유화학 소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료다. 국내 수요의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중동산 수입 비중은 77%에 달해 중동전쟁에 따른 수급 차질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최근 일부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을 중단하는 등 셧다운이 현실화되고, 나프타가 필요한 일부 상품들에 대한 공급 우려가 커지자 정부도 수출제한 등의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부터 모든 나프타 수출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수출제한 물량은 모두 국내용으로 전환하게 된다. 예외적으로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얻은 경우에만 수출이 가능하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기업이 나프타 수출 계획을 제출하면 정부는 해당 나프타를 국내에 있는 석유화학 설비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 확인을 하고 국내에서 사용 못하는 나프타 같은 경우는 수출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나프타 매점매석도 금지된다. 나프타 사업자의 주간 반출비율(반출량/생산량)이 합리적 사유 업싱 전년도 전체 기간 대비 20% 이상 감소하는 경우 산업부 장관이 판매·재고 조정을 명할 수 있다.

아울러 산업부 장관은 나프타 사업자인 정유사에 나프타 생산명령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해외에서 도입한 나프타를 특정한 나프타 활용사업자(석유화학사)에게 공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프타 사업자(정유사)와 나프타 활용사업자(석유화학사)는 나프타 생산·도입·사용·판매·재고와 관련된 사항을 매일 산업부 장관에게 보고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 산업부는 보고를 통해 매일 현황을 파악하고 필요 시 수급조정권 등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양 실장은 "나프타는 장기 계약을 통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때그때 2~3주 단위로 운영하면서 넘어가는 것이 관행"이라며 "지금으로썬 이것(현재 재고가) 얼마나 가느냐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들의 보고를 받고 위험한 상황이 온다고 하면 수급조정명령에 들어가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수급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국외도입 지원 등을 통해 도입 물량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정부는 보건의료·핵심산업·생활필수품 생산에 영향이 없도록 나프타를 최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