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메모리 1/6로 AI 추론 속도 8배↑… '게임체인저' 등장에 시장 발작
삼성·SK하이닉스 등 아시아 증시부터 융단폭격… "결국 수요 늘 것" 반론도
삼성·SK하이닉스 등 아시아 증시부터 융단폭격… "결국 수요 늘 것" 반론도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그야말로 '퍼펙트스톰'이 몰아쳤다. 구글이 인공지능(AI) 구동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마법을 부리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추락하는 등 시장이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뒤흔든 진원지는 구글 연구진이 새롭게 선보인 AI 압축 기법 '터보퀀트(TurboQuant)'다. 이 기술은 기존 메모리의 단 6분의 1만 사용하고도 AI 추론 속도를 무려 8배나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업들 입장에서는 환호할 일이지만, 칩을 팔아야 하는 메모리 제조사들에게는 엄청난 악재로 작용했다.
이 메가톤급 소식에 아시아 증시는 곧장 융단폭격을 맞았다. 한국 증시의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71%, 6.23% 곤두박질치며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 8월 말 이후 AI 특수를 누리며 무려 700% 폭등했던 일본의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 키오시아 역시 6% 이상 급락하며 상승세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충격파는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도 전염되고 있다. 이 소식이 장 후반에 전해지며 전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3.40%)과 샌디스크(3.50%)가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아시아 증시 폭락의 여파를 고스란히 맞은 현재 미국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도 이들 주가는 나란히 4%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당분간 메모리 업계의 험난한 보릿고개가 불가피해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타석에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제본스의 역설(Jevons Paradox)'에 빗대며 긍정적인 반전을 예고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효율성이 높아지면 오히려 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경제학 이론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중국의 '딥시크'가 적은 칩으로도 압도적인 성능의 챗봇을 구현하며 이른바 '딥시크 쇼크'를 일으켰을 때도 AI 관련 주가가 한동안 곤두박질친 바 있다. 그러나 혁신적인 효율성은 결국 더 많은 AI 서비스의 탄생을 부추겼고, 이는 폭발적인 AI 주가 랠리 재개라는 '역전 홈런'으로 이어졌다.
구글의 '터보퀀트'가 쏘아 올린 메모리 다이어트 쇼크. 단기적인 주가 하락이라는 뼈아픈 '데드볼'을 맞은 글로벌 메모리 업계가 과거 딥시크 사태처럼 수요 폭발이라는 시원한 역전타를 날릴 수 있을지 전 세계 증시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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