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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선박들, 이란에 위안화 통행료 내고 통과"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7 18:45

수정 2026.03.27 18:45

이란, 기존 국제 항로 대신 승인 기반 항로 운영
15일 이후 일반 항로 이용 기록 사실상 전무
IRGC가 선박 호위·통제 병행
선사들 사전 서류 제출 의무화
해협 통제권 사실상 이란 집중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통제하며 일부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를 활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상 물류의 핵심 통로가 군사·금융 양면에서 재편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해운 데이터 업체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가운데 극히 일부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직접 통제하는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해당 항로에서는 IRGC가 호위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사전 승인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후 총 26척이 이 같은 승인 항로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이후에는 기존 일반 항로를 이용한 기록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이는 해협 통항 질서가 기존 국제 항로 체계에서 이란 중심의 통제 체계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선사들은 IRGC와 연계된 브로커를 통해 사전 접촉을 진행한 뒤 국제해사기구(IMO) 등록번호, 선박 소유 구조, 화물 명세, 목적지, 승무원 명단 등 상세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심사를 통과하면 승인 코드와 항로 지침이 부여되며, 승인된 선박만 이란 영해를 따라 이동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두 척의 선박이 통행료를 지급했으며, 결제는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이뤄졌다. 미국 제재로 달러 거래가 제한된 상황에서 이란이 위안화를 활용해 제재망을 우회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모든 선박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국가는 외교 채널을 통해 통항을 보장받고 있다. 인도 정부는 자국 선박이 별도의 비용 없이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 역시 비적대적 선박에 대해선 협의를 통한 통항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142척 가운데 67%는 이란과 직접 연관된 선박으로 나타났다. 최근 며칠 사이에는 이 비중이 90% 수준까지 급등했다. 비이란 선박 중에서는 그리스(15%), 중국(10%) 선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문제는 법적 리스크다. IRGC는 미국이 지정한 외국 테러조직(FTO)으로 관련 거래는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해운사들은 직접·간접을 불문하고 IRGC와의 접촉을 회피하는 분위기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