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몰염치' 사하구의회… 혈세낭비 알고도 개인 패딩 구매 강행

백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9 19:03

수정 2026.03.29 19:02

본지, 사업계획서·추진실적 확인
사상구의회는 평일 대낮에 볼링
'지원금 유용'남구·해운대·금정구
보고서엔 "워크숍 기간 연장해야"
다녀온 후 보고 내용은 한줄 그쳐
부산 사하구의회가 '혈세 낭비'인 것을 알면서도 시민이 낸 세금으로 개인의 패딩 구매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금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평일 대낮 볼링장에서 게임을 즐긴 사상구의회는 다음 행사 때는 일정을 앞당겨 보다 여유롭게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놔 파장이 예상된다.

29일 파이낸셜뉴스가 지난해 부산의 각 기초의회가 작성한 부산시구군의회의장협의회의 '역량강화 지원금' 사업계획서와 추진실적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사하구의회는 문제점으로 '단체복 특성상 특정 행사에만 일회성으로 착용, 이후 보관만 하게 될 경우 예산 투입 대비 활용도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다'고 적었다.

의회는 개선 방안으로 각종 외부 의정활동 시 단체복 착용을 '권장'하겠다는 다소 불명확한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했다.

앞서 지난해 부산지역 16개 기초의회 중 영도구의회를 제외한 모든 기초의회에서 의장협의회의 역량강화 지원금(세금) 450만원을 취지에 맞지 않게 사용한 것이 드러난 가운데 사하구의회는 임기를 6개월 앞둔 지난해 말 등산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 패딩 16벌을 사기 위해 전액을 썼다.

지원금으로 평일 대낮 볼링을 치는 데 130만 원을 쓴 사상구의회는 추진실적 보고서에 행사 시간이 다소 짧아 아쉽다는 내용을 남겼다. 구체적으로 개선 방안에 '하루 일정이 다소 촉박했음. 차기에는 오전부터 일정을 시작해 여유롭게 운영할 예정'이라고 작성, 또 한 번의 세금을 활용한 여가 활동을 예고했다. 앞서 의회는 지난해 6월 오전 10시부터 오전 8시까지 하루 동안 볼링장 이용과 식사비 등으로 450만 원을 집행했다.

남구·해운대구의회 역시 '행사 기간 연장'을 개선할 점으로 꼽았다. 보조배터리와 책상 구매에만 193만원의 지원금을 쓰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스피치 강의를 들은 남구의회는 '1박 2일 등 충분한 시간을 확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식비에만 192만원을 쓴 해운대구의회는 '하루 일정으로 압축되면서 심층적 논의 부족'이라고 썼다. 전망대를 다녀오고, 요트투어를 한 금정구의회는 부산지역 구군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워크숍을 희망했다.

수 백만원의 지원금을 쓰고도 보고서 내용은 '한두 줄'에 그친 사례도 있다. 의원 3명 등 13명이 참석해 뮤지컬 '위키드' 내한 공연을 관람한 수영구의회는 사업성과로 '문화예술 감수성을 향상하는 계기가 됐다'고 썼다.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한 김에 대전에 들러 성심당 빵을 구매한 강서구의회는 사업의 문제점으로 '이동시간이 길어 피로도 증가'를 내세웠다. 영덕군에 방문해 해산물 섭취에 지원금의 절반 이상을 쓴 연제구의회는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입했다.

당초 계획한 워크숍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 내용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의회도 있다.
강원도로 떠나 래프팅하는 데 약 42만원을 쓴 북구의회는 주요 추진사항으로 '행정사무감사 등 정례회 대비 체계적 전략 수립'을 꼽으며 엉뚱하게 작성했다. 래프팅 관련한 내용은 '체험형 관광 개발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 교환'뿐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 고발을 예고한 시민단체 부산경실련 관계자는 "공적인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기 때문에 업무상 배임 행위"라며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연루된 구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공천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huni@fnnews.com 백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