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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끝나도 고유가 길어진다 [美-이란 전쟁]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9 19:12

수정 2026.03.29 19:11

글로벌 석유기업 CEO 경고
정제 제품 부족이 더 심각
글로벌 석유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이란 전쟁이 종결되더라도 국제 유가가 쉽게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쟁이 촉발한 공급 차질이 구조적으로 이어지면서 고유가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세라위크' 에너지 콘퍼런스에 참석한 주요 석유기업 CEO들은 현재 유가 수준조차 실제 공급 불안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CEO는 "실제 원유 공급 상황은 선물시장 가격이 시사하는 것보다 훨씬 더 타이트하다"며 "시장이 불완전한 정보에 기반해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를 언급하며 "물리적인 충격이 전 세계 에너지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선물 곡선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원유보다 정제 제품 부족이 더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셸의 와엘 사완 CEO는 "연료 공급망이 원유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항공유를 시작으로 디젤, 휘발유 순으로 부족 현상이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아시아 지역에서는 연쇄적인 연료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4월에는 유럽까지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동 에너지 인프라 피해도 회복 지연 요인으로 꼽힌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주요 시설이 타격을 입었고, 일부 유전은 생산 중단 상태에 들어갔다.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생산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쿠웨이트석유공사(KPC)의 셰이크 나와프 알사바 CEO는 "걸프 지역 국가들이 유정을 폐쇄한 만큼 생산량을 원상 회복하는 데 3~4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해상 운송 불안과 보험료 상승, 선박 운항 제한 등이 겹치면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더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