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석유 최고가제 시행 사흘만에
전국 휘발유·경유가격 40원 올라
서울 평균 휘발유값 1900원 넘어
외곽 1700~1800원대 '주유대란'
화물노동자 "유가변동에 무방비"
안전운임제·보조금 확대 요구 나서
전국 휘발유·경유가격 40원 올라
서울 평균 휘발유값 1900원 넘어
외곽 1700~1800원대 '주유대란'
화물노동자 "유가변동에 무방비"
안전운임제·보조금 확대 요구 나서
29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L당 휘발유·경유 가격은 각각 1863.51원·1856.77원으로 전날보다 7.65원·6.81원 올랐다. 2차 최고가격제 시행 직전인 26일(휘발유 1819.35원·경유 1815.80원)보다 사흘 만에 약 40원 상승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13원을 기록했으며 경유 가격 역시 1892원으로 1900원 돌파를 앞뒀다. 종로구는 모든 유종의 평균가격이 이미 2000원을 넘어섰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주유소를 찾는 차량 행렬이 각지에서 갈수록 늘고 있다.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한 주유소에는 아직 1700원대에 기름을 넣을 수 있다는 소식에 차량이 몰리며 한때 10분 이상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대형 화물차 운전기사 박모씨(61)는 "전쟁 이후 경유 가격이 갑자기 200~300원 치솟으니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며 "한달 만에 100만원가량 주유비를 더 썼다. 이제 매출의 절반 이상이 유류비로 나갈 텐데 차량 유지비까지 생각하면 2000원 시대에서는 시동을 꺼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도 승용차와 버스, 화물차 등 진입차량이 뒤엉키며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30년 경력의 화물차주 60대 김모씨는 "기름값이 계속 오르니 1700~1800원대가 보이면 일단 넣는다"며 "요즘 비용 부담으로 절반만 채우고 다니는데, 장거리 운행에 차질이 생겨 고민"이라고 밝혔다. 곽모씨(49)도 "화물 7년 경력에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기름값을 벌려고 일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반영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전쟁 장기화 시 추가 가격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며 "산유국 생산시설이 피해를 입은 만큼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종전 후 유가가 곧바로 안정을 찾을지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운송업자들의 안정적인 생계 유지를 위해 정부에 '안전운임제'와 '유가 보조금' 확대를 주문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의 과속·과적 운행을 방지하고자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해 적정 임금을 보장하는 제도다. 올해 정부가 3년 만에 시행했지만, 대상 품목이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에 불과해 94%의 화물노동자는 혜택을 못 받는다는 게 노동계 측 입장이다.
박재하 화물연대 정책국장은 "유가 폭등은 몇 년 주기로 반복되는 현상"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은 기름값 변동분을 운임에 반영함으로써 화물노동자의 생계를 보호하는 안전운임제 확대를 당장 시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L당 180원대에 그치는 유가연동보조금 상한액을 늘리는 동시에 지급기준인 1700원을 현실에 맞게 낮춰야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현재 정부는 경유 가격이 L당 1700원을 넘길 경우 초과분의 70%를 지원하고 있다.
psh@fnnews.com 박성현 최승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