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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나? 플라스틱 컵 하나가 11만 원?" 오타니 앞세워 팬 지갑 털다 역풍 맞은 다저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9 19:38

수정 2026.03.29 19:38

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홈구장에서 판매된 고가 기념 컵이 논란 끝에 가격과 혜택이 조정됐다.뉴시스
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홈구장에서 판매된 고가 기념 컵이 논란 끝에 가격과 혜택이 조정됐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1조 원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를 품은 LA 다저스의 상술이 선을 제대로 넘었다가 팬들의 십자포화를 맞고 꼬리를 내렸다. 아무리 슈퍼스타를 앞세운 굿즈라지만, 플라스틱 음료수 컵 하나에 11만 원이라는 기상천외한 가격표를 붙였다가 역풍을 제대로 맞은 것이다.

최근 다저스타디움 매점에는 오타니의 얼굴이 새겨진 특별 기념 컵이 등장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가격표를 본 팬들은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무려 74.99달러, 한화로 약 11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였던 것.

백번 양보해 '오타니 한정판 프리미엄'이라고 치더라도, 팬들의 분노 버튼을 누른 건 턱없이 부족한 혜택이었다.

11만 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산 이 컵의 무료 음료 리필 혜택이 고작 '구매 당일'로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 팬들은 즉각 폭발했다. "이건 구단의 노골적인 팬 지갑 털기다", "아무리 오타니가 위대해도 물컵 하나에 11만 원은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다저스 구단의 얄팍한 상술을 비난하는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결국 구단 측이 백기를 들었다.

투구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연합뉴스
투구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연합뉴스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가 대런 로벨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매점 안내문에 따르면, 다저스는 논란의 컵 가격을 68.99달러(약 9만 3천 원)로 소폭 인하했다. 그리고 가장 큰 불만이었던 리필 정책을 '2026시즌 내내 소다 무제한 리필'로 대폭 수정했다. 팬들의 거센 항의에 11만 원짜리 일회성 컵이 졸지에 '시즌권 무제한 음료 쿠폰'으로 둔갑한 셈이다.

구단의 꼬리 내리기에 현지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여전히 "물가 인상을 감안해도 음료 컵 하나에 9만 원이 넘는 건 바가지"라는 싸늘한 시선이 존재한다.

반면, 야구장을 자주 찾는 골수팬들 사이에서는 혜택 변경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저스 시즌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팬 엔젤 야네즈(41)는 "매 경기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할 예정이라 시즌 내내 리필이 된다면 충분히 뽕을 뽑을(?) 수 있다"며 "장기적인 수집 가치를 생각하면 오히려 혜자스러운 아이템"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타니라는 흥행 보증수표를 앞세워 극강의 수익 창출을 노렸던 다저스. 하지만 팬심을 볼모로 한 지나친 '배짱 장사'는 결국 화를 부른다는 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해프닝으로 남게 됐다.
다저스의 아찔했던 '11만 원짜리 컵 장사'는 팬들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