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BYD도 못 버텼다"…'가격보다 기술' 판도 뒤집힌 중국 車시장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30 08:58

수정 2026.03.30 08:58

'점유율 반토막' 지리차에 안방 1위 내준 BYD
정책 변화 주요 원인...보조금 줄고 규제 강화
한자연 "중국 車시장 구조조정 가속화 전망"
약점 보완 나선 BYD..."자율주행 역량 강화"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BYD가 중국 내수 시장에서 부진을 겪으며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 제도를 조정하는 등 자국 전기차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저가차 중심의 BYD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30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간한 'BYD 약세가 시사하는 中 자동차 경쟁 구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BYD의 연간 점유율은 2022년 7.7%에서 2023년 11.5%, 2024년 15.5%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판매량이 2022년 160만3000대에서 2024년 365만7000대까지 늘어난 결과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판매량이 340만7000대로 줄며 점유율이 14.4%로 감소했다.

특히 BYD의 중국 승용차 시장점유율은 올해 1~2월 7.1%(19만1000대)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 14.4%의 절반 수준이다. 같은 기간 지리(Geely)그룹은 28만9000대를 판매하며 BYD를 추월해 내수 1위에 올랐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BYD의 2024년 말~2025년의 정체는 업체 간 출혈 경쟁인 이른바 '내권(內卷)' 심화가 주된 원인"이라며 "올 1~2월의 갑작스러운 급락은 중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도입한 제도 변화의 영향으로 소형·저가차 중심의 약세가 유발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실제 중국은 올해 1월부터 전기차(BEV) 에너지 효율 기준을 추천성 표준(GB/T)에서 강제성 국가표준(GB)으로 전환했다. 이에 기준 미달 시 생산·판매 중단은 물론 벌금 부과와 책임자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의무화됐다.

세제 지원도 축소됐다. 신에너지차 취득세 감면은 2025년 전액 면제(3만위안 한도)에서 올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의 순수 배터리 주행거리 기준이 43㎞에서 100㎞로 두 배 이상 높아져, BYD의 PHEV 모델 다수가 혜택 대상에서 제외됐다. 노후차 교체 지원 제도인 '이구환신'도 정액 지원에서 차량 가격 연동 방식으로 바뀌면서 저가차 중심의 BYD에 불리한 구조가 됐다.

경쟁 환경 악화도 겹쳤다. 블레이드 배터리와 DM-i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시장을 선도해온 BYD지만, 경쟁사의 기술 추격과 제품 동질화로 차별성이 흐려졌다. 왕촨푸 BYD 회장 스스로도 지난해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기술적 우위 약화와 업계 전반의 제품 동질화를 꼽은 바 있다.

보고서는 2026년을 기점으로 중국 자동차 산업이 본격적인 구조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시장은 △세그먼트별 명암 교차 △스마트·자율주행 기능 부각 △BEV와 PHEV 간 차별화로 재편되고, 산업 차원에서는 구조조정 가속화, 브랜드 재정립, 해외 진출 확대가 동시에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BYD도 반격에 나섰다.
올해 1월 지능형 자동차 분야에 1000억위안(약 21조8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달 초고속 충전 기반의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 및 자국 내 충전소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 아울러 엔비디아(Nvidia) GTC 2026에서 'DRIVE Hyperion'을 활용한 레벨4 수준 자율주행차 양산 계획도 발표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충격이 장기화되면 보완적 정책이 등장할 수 있지만, 당분간 정부는 시장 상황을 관망할 것"이라며 "BYD를 포함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규제 대응과 기술 투자를 병행하며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