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부활절 시즌에도 인파 사라진 예루살렘
상점 폐쇄·성지 텅 빈 이례적 상황
전쟁 직격 맞은 종교 중심 도시
관광·종교 활동 동시 위축
'성지 일상 붕괴' 상징적 장면
상점 폐쇄·성지 텅 빈 이례적 상황
전쟁 직격 맞은 종교 중심 도시
관광·종교 활동 동시 위축
'성지 일상 붕괴' 상징적 장면
[파이낸셜뉴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예루살렘의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종교적 축제로 붐비던 성지는 공습 공포 속에 텅 비었고 신앙과 생존이 충돌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예루살렘은 유월절과 부활절을 전후해 전 세계 신도와 관광객이 몰리는 대표적인 성지이다. 하지만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도시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동안 직접적인 전쟁 피해를 상대적으로 비껴갔던 예루살렘도 이번에는 반복적인 이란의 공격에 노출되면서 시민과 방문객 모두 외출을 꺼리고 있다.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전한 현지 상황은 평소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구시가지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주요 종교 유적지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이슬람 성지인 알 아크사 모스크 역시 텅 빈 상태다.
이곳에서 3대째 가게를 운영해온 상인 파예즈 다카크는 관광객 감소로 생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알 아크사 모스크가 문을 닫은 것은 가슴이 찢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성지의 폐쇄가 종교적 상실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쟁의 위협은 실제로 예루살렘 중심부까지 미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 인근 도로에도 미사일 파편이 떨어졌다.
인명 피해가 이어지자 이스라엘군은 50명 이상 집회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가톨릭 행사도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청은 종려주일 행진을 중단했고, 성묘교회 미사 집전을 위해 교회 지도자들이 기도하는 것조차 당국이 막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총대주교청은 이를 "과도한 조치"라며 "종려주일 미사가 막힌 것은 수세기 만에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유대교 신자들도 전쟁의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공습 속에서도 유월절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 유월절 기간에는 발효 식품 섭취가 금지되기 때문에 집안의 누룩을 제거해야 하는데 시민들은 공습경보 속에서도 이를 반복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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