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명 분석, 단서 찾아..0.72%서 동일 변이 확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그동안 원인을 찾기 어려웠던 소아 신경발달장애의 핵심 단서를 밝혀냈다.
서울대병원과 고려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1만5450명의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원인 미상의 신경발달장애 환자 중 0.72%에서 특정 비암호화 유전자 변이를 확인했다고 30일 발표했다.
특히 해당 변이의 약 85%는 동일한 유형(n.64_65insT)으로 반복적으로 나타나, 특정 질환과의 강한 연관성을 시사했다.
해당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중증 인지 및 운동 발달 지연을 겪었으며, 상당수가 보행이나 언어 발달에 심각한 어려움을 보였다.
이와 함께 소두증, 뇌전증, 성장 부진, 안면 기형, 백질 위축 등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임상 양상이 단일 유전자 변이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에 ‘미규명’으로 남아 있던 환자군의 진단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단순한 변이 발견을 넘어, 질환이 발생하는 ‘분자적 원리’까지 규명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RNU4-2’라는 비암호화 RNA 유전자 변이가 유전자 정보 처리 과정인 ‘스플라이싱’에 오류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변이는 RNA 구조를 비정상적으로 변화시켜 핵심 유전자 서열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뇌 발달에 필수적인 단백질 생성과 기능을 무너뜨린다.
그 결과 광범위한 유전자 오작동과 함께 면역, 염색체, DNA 대사 과정까지 영향을 받아 신경발달장애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희귀질환 진단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종희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가 미규명 질환의 원인을 밝히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 전장 유전체 데이터가 축적되면 정확한 진단과 유전 상담은 물론, 치료 표적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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