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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하면 파킨슨병 늘어난다?" 최근 흡연이 변수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30 17:17

수정 2026.03.30 17:17

고대병원 연구진 40만명 추적 분석한 연구
과거보다 최근 흡연 여부가 치매에 큰 영향
윤지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고려대의료원 제공
윤지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고려대의료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흡연과 파킨슨병의 관계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과 노원을지대학교병원 공동 연구팀은 40세 이상 흡연자 41만여 명을 장기간 추적 분석한 결과,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과거 흡연력보다 ‘최근 흡연 상태’와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처럼 단일 시점이 아닌, 시간에 따른 흡연 상태 변화까지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 파킨슨병 발생 위험은 지속 흡연군을 기준으로 최근 금연군에서 1.60배, 지속 금연군에서 1.61배 높게 나타났다. 반면 재흡연군은 지속 흡연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금연 이후 파킨슨병 위험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연구진은 이를 단순한 인과관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역인과관계’ 가능성이다. 즉, 파킨슨병이 발병하기 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후각 저하나 뇌 보상체계 변화 등으로 인해 흡연 욕구가 줄어들고, 그 결과 금연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전체 사망 위험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지속 흡연군과 비교했을 때 최근 금연군은 사망 위험이 3% 낮았고, 지속 금연군은 17% 낮았다. 반면 재흡연군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즉, 파킨슨병 발생 위험 지표와 달리 생존 측면에서는 금연의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흡연자가 다른 질환으로 먼저 사망해 파킨슨병 진단 기회가 줄어드는 ‘경쟁위험’까지 고려해 분석 정확도를 높였다.

윤지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흡연과 파킨슨병의 관계를 시간에 따른 변화와 사망 위험까지 함께 고려해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결과를 흡연의 이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노원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역시 “금연 때문에 파킨슨병이 발생했다기보다, 질환 초기 변화로 인해 흡연 습관이 달라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Neurology에 게재됐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