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줄줄이 가동 중단
온천시설 휴업·여객선 감편
석유화학 제품 가격 줄인상
우회 항로·공급망 다변화 속도
재택근무 등 소비절감 조치도
온천시설 휴업·여객선 감편
석유화학 제품 가격 줄인상
우회 항로·공급망 다변화 속도
재택근무 등 소비절감 조치도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된 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일본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란 영토 내 미국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장기전 우려가 커지자 원유의 90% 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는 일본은 전례 없는 수준의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비축유 방출, 우회 수송 등을 통한 공급 확보와 중동 외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필요시 재택 근무 등 소비 절감 조치도 검토 중이다.
■정부 대응 수위 총동원
일본 정부는 현재 상황을 관리 가능한 범위로 규정하면서도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30일 "현시점에서 즉각적인 수급상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나프타 등 석유 관련 제품을 포함한 공급망 전반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약 96%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러시아산 원유 비중이 4% 수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위기는 일본 에너지 공급망에 훨씬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정부가 가장 먼저 취한 대책은 비축유 방출이다. 이미 민간 비축 15일분에 이어 국가 비축 약 30일분을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산유국이 일본에 보관 중인 공동 비축분까지 포함하면 총 50일 규모의 물량이 풀리는 셈이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축유는 정부·민간을 합쳐 약 250일분 수준으로 8개월 가량은 버틸 수 있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대처하기 어렵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일부 제조업체는 연료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했고 식품업체의 생산 중단, 온천시설 휴업, 여객선 감편 등 생활 밀착 영역까지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페트병, 식품 트레이, 화장품, 의류 등 다양한 제품의 원료가 되는 석유화학 제품에서도 가격 인상과 공급 제한이 잇따르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87달러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1년 동안 가정용 세제 가격은 9.6%, 샴푸는 6.8%, 식품용 랩은 3.6%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석탄발전소 재가동·공급망 다변화
이에 일본 정부는 대체 에너지원으로 비효율 석탄화력 발전소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탄소 배출 감축 정책에 따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던 노후 설비의 가동 제한을 풀고 1년 한시적으로 운영을 확대하는 방안이다.
일본 정부는 우회 항로 개척과 공급망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일부 물량은 홍해 등 우회 항로를 통해 일본에 도착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유조선은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 서부의 얀부 항에서 약 10만kL 원유를 적재한 뒤 홍해를 통과해 온 다른 유조선에서 동남아시아 말레이시아에서 환적해 운송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 남미, 캐나다, 중앙아시아 등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 조달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23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경제산업성이 민간사업자와 협력해 과거 조달 실적이 있고 증산 여력이 있는 중앙아시아·남미, 캐나다·싱가포르 등으로부터 원유 및 석유제품을 확보하는 방안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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