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TV 안팔리네…" 가전 빅2, 공장 덜 돌리고 프리미엄 집중

임수빈 기자,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30 18:36

수정 2026.03.30 18:35

삼성·LG, 수요둔화 속 원가상승
올 글로벌 출하량 1% 증가 그칠듯
공장 가동률 낮춰 생산 속도조절
제품 경쟁 한계… 플랫폼 등 강화
"TV 안팔리네…" 가전 빅2, 공장 덜 돌리고 프리미엄 집중

세계 TV시장을 석권해 온 한국 가전 양사가 비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사업 부진에 공장 가동률까지 낮추며 동반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판매 둔화로 생산을 줄이고 재고·비용 관리에 집중하는 가운데 올해 역시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따른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프리미엄 제품과 운영 효율화를 앞세운 '버티기 전략'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LG "TV, 올해도 쉽지 않아"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완제품(DX)부문에서 TV·모니터 공장 가동률은 78.8%로 전년(79.8%)보다 1%p 하락했다.

LG전자 TV부문 평균 가동률도 73.3%로 전년(77.2%) 대비 3.9%p 떨어졌다. 수요 둔화에 맞춰 생산량을 줄이면서 양사 모두 공장을 '풀가동'하지 못한 채 70%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는 지난해 4·4분기 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연간 기준으로도 2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LG전자에서 TV·노트북 등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본부는 지난해 2·4분기부터 4·4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작년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7509억원에 달한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1000만대로 전년(2억800만대) 대비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컵,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지만 일시적 수요 자극에 그쳐 큰 성장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오는 2028년까지 시장 성장률도 연평균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올해 사업 환경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녹록지 않다"며 "실질소득 감소와 물가 상승 영향으로 가성비 중심 소비가 이어지고, 중국 저가 브랜드 수용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패널 가격 등 원가 상승도 부담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은 최근 초대형을 제외한 전 사이즈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기준 65인치는 전월 대비 1.6%, 55인치는 1.5%, 50인치는 1.1%, 43인치는 1.4%, 32인치는 2.8% 각각 상승했다. 판매는 둔화됐는데 원가는 오르는 '이중 압박' 구조다.

■공장 줄이고, 프리미엄 전략 박차

양사는 생산 효율화 및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며 생산구조 재편을 진행 중이다. LG전자 역시 재고 축소 등을 통해 비용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프리미엄 제품과 신기술을 앞세워 돌파구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VD사업부장은 주주총회에서 TV 사업 실적에 대한 주주 우려에 대해 "화질 경쟁을 넘어 차세대 폼팩터와 AI 기반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전했다. LG전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웹OS 플랫폼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 자체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만큼 기존 방식으로는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며 "제품 경쟁을 넘어 플랫폼·서비스, 신규 폼팩터 등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