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 넘어 농업정책 근간 마련을"
농특위, 정부에 특별법 제정 건의
22대 국회 발의안 규제완화 초점
"민관 협력해 농지관리 새판 짜야"
향후 '농지관리청'신설도 제안
농특위, 정부에 특별법 제정 건의
22대 국회 발의안 규제완화 초점
"민관 협력해 농지관리 새판 짜야"
향후 '농지관리청'신설도 제안
정부와 농업인이 모인 농업 거버넌스에서 사상 초유의 농지 전수조사를 위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 1450만필지에 달하는 방대한 농지를 조사할 인력도, 부처 간 흩어진 정보를 모을 법적 권한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농지 투기에 비중을 둔 전수조사 논의와 달리 22대 국회 농지법 개정안 30여건은 규제완화가 대다수다. 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처벌이 아닌 농업정책의 근간을 위한 조사가 되도록 민관 의제를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30일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는 이달 진행한 농지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농지 전수조사 특별법안 제정을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가 '농지 소유주의 실제 경작 여부'였던 만큼 법적 강제력과 권한이 필요한 이유도 있다.
농특위는 조사항목에 △소유(소유주·취득 원인·시기 등) △이용(시설물·전용 여부·휴경 등) △실경작(임차·자경·경영체·직불금 수령 여부)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법 없이는 조사 과정에서 고령, 휴경 등을 이유로 경작을 하지 않는 농업인과 조사원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22년부터 도입된 농지대장에 소유 및 이용 정보는 현재도 기재되지만 실경작 및 직불금 수령 여부 등은 현장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농특위 조병옥 농지TF 단장은 "농지 전수조사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범부처 협력이 필요하다. 농협 개혁작업을 국무조정실에서 하는 것처럼 조사위원회를 농식품부 외에 두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이번 농지 조사는 단순 처벌이 아니라 후세대를 위한 정책 기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수조사를 하려면 수년이 걸리는 점도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2024년 6월 22대 국회에서 전수조사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당시 국회 비용 추계 결과 2025년 시범사업 약 12억원부터 2029년 약 330억원까지 총 5년간 1273억8600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연간 약 977명이 2023년 기준 전국 1537만필지를 조사할 경우를 가정한 수치다.
농식품부가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분명한 목적을 밝히지 않은 점도 특별법 제정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특별법 발의 과정을 통해 지방소멸, 식량안보 등 다양한 민관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입법 과정에서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조사 취지를 농지관리 정책과 연결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당초 대통령이 경자유전 원칙(농사짓는 사람만 농지 소유)과 투기 문제를 언급하며 전수조사를 지시해 농업계의 우려도 크다.
실제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농지법 개정안 총 31건은 대다수가 규제완화 내용이다. 크게 △주말·체험영농 목적 농지 소유 완화 △주말·체험영농 포함 임대차 완화 △농업진흥지역 완화 등이다.
농촌 소멸을 막기 위해 인구유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더 과감한 농지 이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특별법은 투기 근절보다는 농지의 효율적 이용에 가치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김 의원의 전수조사 특별법 발의안에 대해 농식품부는 반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식품부 내에 농지위원회도 있고 농지 조사에 반드시 특별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국회 논의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지 전수조사 이전에는 특별법을, 이후에는 농지관리청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농특위 역시 식량안보를 위한 농지 총량관리를 위해서는 별도의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채광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연구위원은 "순수하게 농지만 관리하는 기구보다는 농식품부 정책사업과 연계된 기관이 필요하다"며 "정책 상당수가 농지를 기반으로 보조금이 지급되는 만큼 향후 농지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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