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고령화에 1만2968㏊ 증가
도시거주 비농업인 자녀 주로 받아
상당수 방치되거나 불법임대 우려
‘실제 경작’ 농지 전수조사도 시급
도시거주 비농업인 자녀 주로 받아
상당수 방치되거나 불법임대 우려
‘실제 경작’ 농지 전수조사도 시급
전국에서 상속된 농지가 1년 사이 약 1만3000㏊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규모다. 농가 절반이 70세를 넘는 등 농촌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영향이다. 상당수 상속농지가 방치되거나 불법임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급증하는 상속농지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상속농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상속농지 규모는 총 33만5059㏊다. 이는 2024년(32만2091㏊) 대비 1년 사이 1만2968㏊ 증가한 수치이다. 여의도(290㏊) 면적의 약 45배다. 축구장(0.714㏊) 면적으로 환산하면 약 1만8162개다. 365일 동안 매일 축구장 약 50개 규모의 농지가 상속을 통해 소유권이 이전된 셈이다. 2021년(30만5138㏊)과 비교하면 4년 사이 2만9921㏊, 약 10% 증가했다.
상속농지는 토지 지목이 전·답·과수원인 등기부등본에서 취득 원인을 '상속'으로 표기한 것으로 추산됐다. 상속농지 규모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국토교통부, 법원행정처 등 부처별 정보 접근권한이 달라 정확한 파악이 어려웠다.
상속농지 확대는 고령화된 농촌 구조를 반영한다. 2024년 농가 인구 약 200만4000명 중 65세 이상은 55.8%에 달한다. 전년 대비 3.2%p 상승했다. 실제 농사를 책임지는 농업경영주는 70세 이상이 49만5000가구로, 전체의 50.8%를 차지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지역 89개 시군구 역시 대다수가 농촌이다. 향후 10~20년 내 막대한 면적의 농지가 상속을 통해 비농업인인 도시 거주 자녀에게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상 경자유전(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 소유) 원칙이 있지만 상속농지는 1㏊까지는 비농업인이 소유할 수 있다. 1㏊를 넘는 면적은 처분하거나 농지은행에 위탁·임대해야 한다. 즉 상속농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농지 소유주가 직접 영농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증가한다는 의미다. 정부가 구체적인 조사를 한 적은 없지만 상속인 중 상당수가 농업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지난해 비농업인 농지 소유 비중을 약 60%로 보고 있으며, 2035년에는 80%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상속농지의 실제 경작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의 농지 전수조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비농업인은 1㏊ 미만을 소유하더라도 자경해야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류상 직접 농사를 짓는 것처럼 꾸미고 동네 농민에게 몰래 빌려주는 '불법 사적 임대차'가 이뤄지고 있다. 자경을 해야만 직불금 신청 및 농지 양도소득세 면제 요건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농지 집적화가 중요한 상황에서 1㏊ 소유요건을 맞추기 위해 농지 지분이 복잡해지고 필지가 쪼개지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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