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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령인구 주는데 교육교부금 감축 검토할 만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30 19:20

수정 2026.03.30 19:20

내년 예산 의무지출 10% 첫 축소
지출 구조조정으로 효율성 높여야
30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27년 예산안 편성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800조원 규모를 향하는 적극재정으로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추진하고 성장 동력을 키운다./그래픽=연합뉴스
30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27년 예산안 편성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800조원 규모를 향하는 적극재정으로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추진하고 성장 동력을 키운다./그래픽=연합뉴스

정부가 30일 내년 예산지침을 확정 발표하면서 의무지출을 10% 줄이겠다고 밝혔다. 예산 규모를 무작정 늘릴 수 없는 재정형편이라 지출을 구조조정하되 처음으로 의무지출을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728조원 규모인 국가예산은 내년에는 800조원에 근접할 것이다. 예산을 투입할 곳은 많은데 그렇다고 국가부채를 고려하면 대규모 확대는 어렵다. 따라서 방법은 자원배분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조정 가능한 부분은 의무지출뿐이라는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의무지출 축소는 지난해에도 거론됐지만 올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의무지출은 국민연금, 기초연금, 건강보험, 지방교부금, 교육교부금 등 법률이나 산식에 따라 자동으로 지출되는 항목이다. 법 개정이 불가피해 정부가 재량으로 삭감하기 어렵다. 의무지출은 내년에 415조원에 이르고, 2029년에는 465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의무지출은 사실상 손대기 어려운 항목들인데, 정부는 '모수' 조정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더 내고 덜 받는' 식의 국민연금 개혁이 그 예다. 의무지출 10%를 줄이면 40조원이 넘는 예산을 다른 곳에 쓸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의무지출이 복지와 관련된 것이고, 지방·교육교부금 등 저항이 심한 항목도 있다.

복지 분야를 건드리지 않으려면 결국 교육교부금을 개편해야 한다. 정부도 기초연금과 교육교부금을 대상으로 제시했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로 자동 배정돼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의 교육교부금 증가는 여러 차례 지적돼온 문제다. 교육교부금은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

'소득 하위 70% 이하'이면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기초연금도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으로 이슈가 됐다. 빈곤한 노인에게 더 많이 주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것이었다. 다만 전체 금액은 그대로 유지하자는 의미였으니 논란이 될 것이다.

돈 쓸 곳은 많은데 나랏빚은 늘고 있고, 예산은 한정돼 있으니 결국 효율적인 집행을 통해 해결하는 도리밖에 없다. 의무지출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방침도 그런 고민 속에서 나왔을 것이다. 다만 이해관계자들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의견수렴을 거쳐서 결정해야 뒤탈이 없을 것이다.

중동 전쟁으로 내년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게 확실하다. 세금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을 포함해 국가가 성장을 위해 지원해야 할 분야가 한둘이 아니다. 지방에도 예산을 투입해 지역격차를 줄여야 하는 등 예산을 투입할 곳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예산을 짤 때부터 불요불급한 곳은 재정투입을 뒤로 미루거나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지방공항 등 애물단지가 된 인프라 건설에 헛돈을 쓰는 사례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예산이 눈먼 돈처럼 낭비되고 쓸데없는 곳으로 줄줄 새는 일도 흔하다. 모든 사업의 집행 과정을 면밀하게 살펴 누수되는 일도 막아야 하는 것이다.


낭비성 예산은 국회 심의과정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는 '쪽지예산'이 그런 예다.
나중의 일이지만 나라 전체를 생각하지 않고 지역구 챙기기에 혈안이 되는 의원들의 행태도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