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연합포럼 '규제환경 진단' 포럼
[파이낸셜뉴스] 정부 입법 절차와 마찬가지로 의원입법에 대해서도 규제영향평가를 거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원입법의 경우, '입법권 침해'를 이유로 규제개혁위원회 규제심사에서 사실상 제외돼 있다. 이로 인해 까다로운 정부 입법 절차 대신, 의원실을 통한 이른바 '청부 입법'이 대체 수단으로 남용된다는 지적이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31일 '국내외 규제환경의 진단과 시사점'을 주제로 한 제84회 산업발전포럼에서 "정부 입법 절차를 회피하기 위해 의원입법을 이용하는 공무원에 대해 불이익 처분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의원입법에 대해서도, 정부 입법절차와 마찬가지로 규제영향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포럼에서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생산력 감소, 1인당 소득 3만 달러 12년간 정체, 유니콘 부족, 청년 실업률 증가 등 다양한 병리현상에 직면한 가운데, 이중, 삼중의 규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에 해를 끼칠 수 있는 포퓰리즘적 규제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주요국 규제환경 비교와 입법·정책적 과제' 주제발표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규제 절차는 우수한 편이나, 전체 입법의 약 6% 수준인 정부입법에 주로 적용될 뿐 의원입법은 규제심사에서 제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이 규제비용 감축제도에 따라 규제개혁 전담 장관 및 전담 조직을 두고 있으며, 미국 역시 주요 규제에 대해 비용편익분석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양 교수는 "향후 규제개혁은 선진국에 없는 규제를 우선 제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입법 의원 실명제 도입, 범정부 또는 범부처 차원의 산업별 규제통합목록 구축 등을 통해 보다 과감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재현 한국경영자총협회 규제개혁팀장은 '산업경쟁력 관점에서 본 국내 규제혁신 방향' 주제발표에서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잠재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 "이미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국 우한 등 주요 도시에서 무인 로보택시가 운행 중인 반면, 우리는 여전히 시범지구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최근 기업 관련 법률 개정이 기업 생태계의 기초 체력을 서서히 약화시키는 '고요한 침식'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협회는 기계, 대한의료데이터, 디스플레이, 바이오, 반도체, 배터리, 백화점, 석유, 섬유, 시멘트, 엔지니어링, 자동차모빌리티, 전자정보통신, 제로트러스트보안, 조선해양플랜트, 철강, 체인스토어, 항공우주, 화학 등 19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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