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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하면 영원히 감옥"… 7월부터 '최대 무기징역'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31 14:01

수정 2026.03.31 14:01

자금세탁액 비례 형량 결정...허위 재무제표 엄벌
3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제144차 양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동원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제144차 양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동원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주가조작과 자금세탁 범죄 등 엄벌 필요성이 제기된 범죄 유형에 대해 전반적으로 권고 형량을 높인 새 양형기준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31일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동원)는 전날 제144차 전체회의를 열고 자금세탁범죄 양형기준, 증권·금융범죄 수정 양형기준, 사행성·게임물범죄 수정 양형기준, 피해 회복 관련 양형인자 정비에 따른 수정 양형기준을 최종 의결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새 양형기준은 관보 게재를 거쳐 오는 7월 1일 이후 재판에 넘겨진 범죄부터 적용된다.

양형위는 지난 1월 회의에서 의결된 각 양형기준안에 대해 관계기관 의견조회와 홈페이지 공개 절차를 거쳤다. 지난 2월 27일에는 공청회를 열었고, 지난 3월 6일에는 법학계·언론계·교육계·시민사회단체를 대표하는 자문위원들로부터 자문의견을 청취하는 등 의견수렴 절차를 밟았다.

이번 회의에서는 공청회와 자문위원회의에서 제시된 의견, 그간 접수된 관계기관 등의 의견을 심의해 최종 기준을 확정했다.

새 양형기준은 자금세탁범죄를 보이스피싱, 뇌물, 마약범죄 등의 범행자금 조달과 범죄수익 은닉·가장에 쓰이는 '핵심수단'으로 보고 엄벌하도록 했다. 자금세탁범죄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범죄수익 등의 은닉·가장 및 수수 △마약거래방지법상 불법수익 등의 은닉·가장 및 수수 △외국환거래법상 외국환업무·미신고 지급·수령 및 자본거래 △특정경제범죄법상 재산국외도피 등 4개 대유형으로 나뉜다.

특히 '재산국외도피'는 도피액에 비례해 가중처벌하도록 유형을 나눴고, 나머지 범죄군은 액수 또는 규모의 증대를 특별가중인자(형을 무겁게 하는 요소)로 규정했다. 보이스피싱·뇌물·마약범죄 등 자금세탁의 원인이 되는 전제범죄로 인해 '피해가 상당히 중한 경우' 역시 일반가중인자로 구체화했다.

증권범죄도 전반적으로 형량이 높아졌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의 공정성 침해 범죄'는 이익액 300억원 이상 구간에서 감경 5~9년, 기본 7~12년, 가중 9~19년을 권고하도록 했다. 여기에 가중영역의 특별조정이 적용되면 상한이 무기징역까지도 가능해진다. 이는 특별가중인자가 감경인자(가볍게 하는 요소)보다 2개 이상 많을 경우 형량 상한을 최대 2분의 1까지 추가로 높이는 것이다.

또 외부감사법상 '허위 재무제표 작성·공시'와 '감사보고서 허위 기재'를 별도 소유형으로 분류하고 법정형도 징역 '5년 이하'에서 '10년 이하'로 상향했다.

다만 증권범죄에서는 수사·재판 절차에서 적극 협조한 사람의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하는 리니언시(Leniency) 제도를 ‘자수’와 마찬가지로 특별감경인자로 반영했다.

사행성·게임물범죄 양형기준도 일부 강화됐다. 관광진흥법상 무허가 카지노업의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에서 7년 이하 징역으로 상향됐고, 홀덤펍 등 유사카지노업 처벌규정은 2024년 신설돼 이번 기준에 반영됐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수 미성년자가 이용하게 한 경우'를 특별가중인자로 새로 뒀다.

이른바 선고 직전 형을 깎기 위한 '기습 공탁(형사사건에서 피해자 회복을 위해 돈을 맡기는 제도)'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양형위는 전체 범죄군의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과 '상당한 피해 회복(공탁 포함)'이라는 양형인자 명칭에서 '(공탁 포함)' 문구를 삭제했다.
또 공탁에 의한 피해 회복 여부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의 공탁금 수령 의사, 피고인의 회수청구권 포기 의사 등을 신중하게 살피도록 정의 규정을 손봤다.

범죄피해자보호법상 구조대상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구조금을 받더라도 원칙적으로 '실질적 피해 회복'에 해당하지 않도록 한 점도 이번 개정에 포함됐다.


양형위는 오는 5월 11일 다음 회의를 열고 응급의료·구조·구급범죄 양형기준 설정안과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