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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연 새 대표, 53년 만 첫 외부 대표 선임
"법과 원칙, 상식 기반한 경영" 기업가치 제고
외부 CEO, 지배구조 문제 해소 여부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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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CEO, 지배구조 문제 해소 여부에 주목
[파이낸셜뉴스] 한미약품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를 전면에 내세우며 경영 체제 전환의 신호탄을 쐈다.
다만 지주사와 대주주 간 갈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인사가 단순한 리더 교체를 넘어 구조적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미약품은 31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황상연 전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를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투자와 산업 분석을 두루 거친 외부 전문가가 수장을 맡은 것은 53년 역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내부 승진 중심의 CEO 선임 관행을 깨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황 대표는 선임 직후 “기대에는 부응하고 우려는 불식시키겠다”며 법과 원칙, 상식에 기반한 경영을 강조했다. 특히 고객, 직원, 주주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기본 경영’을 내세우며 조직 안정과 기업가치 제고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황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 출신으로 증권가에서 연구원을 지내며 제약·바이오 산업을 장기간 분석했고, 이후 글로벌 자산운용과 제약사 경영까지 경험했다. 산업 이해도와 자본시장 감각을 동시에 갖춘 ‘복합형 CEO’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기대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최근 한미사이언스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갈등이 표면화되며 그룹 전반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둘러싼 논란과 전임 대표의 재선임 무산, 오너 일가 간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돼 왔다.
특히 대주주 간 이른바 ‘4자연합’ 내부 균열도 주요 변수다.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지분 9.81%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이번 주총에서 김남규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는 단순한 이사회 보강이 아니라 향후 의사결정 구조에서 견제와 균형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면,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신동국 회장이 약 29.83%로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라데팡스 등이 뒤를 잇는 다극 구조다.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이사회 구성 변화는 곧 권력 지형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맥락에서 황 대표의 역할은 단순한 ‘경영 전문가’에 그치지 않는다. 대주주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조직 내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중재자’ 역할까지 요구받는 상황이다.
실제로 그는 지주사와의 관계에 대해 “독립 경영을 유지하면서 일반적인 지주사-자회사 관계에 맞게 협업하겠다”고 언급하며 일정한 거리두기를 시사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는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자기주식 관련 안건 등 주요 의안이 모두 통과되며 형식적 절차는 마무리됐다. 전임 대표 체제에서 이어진 경영권 분쟁도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다만 신중론도 주목을 받고 있다. 외부 CEO 선임이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로 이어질지, 아니면 갈등 국면 속에서 제한적 역할에 머물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기 때문이다.
특히 대주주 간 소송과 이해관계 충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영 안정성 확보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과제로 꼽힌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는 한미약품이 ‘오너 중심 구조’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황 대표가 강조한 법과 상식에 따른 ‘원칙 경영’이 실제 조직 운영과 지배구조 안정으로 이어질 경우 단순한 리더 교체를 넘어 체질 개선의 계기를 맞을 수 있지만 반대로 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외부 CEO 체제 역시 한계를 드러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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