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8년여에 걸쳐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담합행위를 한 가구업체 7곳의 전현직 임원들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 받았다. 다만 담합을 묵인한 혐의를 받았던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은 무죄가 확정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건설산업기본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샘·한샘넥서스·에넥스·넥시스·우아미·선앤엘인테리어·리버스 등 7개 가구업체 임직원 중 최 전 회장을 제외한 10명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이들 업체들은 2014년 1월부터 2022년 말까지 24개 건설사가 발주한 전국 신축 아파트 783건의 가구 공사 입찰에 참여해 낙찰 예정자와 입찰 가격을 사전에 공유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제비뽑기 등으로 미리 낙찰 순번을 정하고, 나머지 업체들이 일부러 높은 가격을 적어내는 '들러리'를 서며 특정 업체를 밀어줬다.
1심은 “이러한 담합이 입찰 공정성을 해치고 시장경제 발전을 저해해 국민 경제에 피해를 끼치는 중대한 범죄”라며 담합 행위 자체를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최 전 한샘 회장에 대해서는 담합을 묵인한 의심 정황은 있지만 부하 직원 진술 및 결재 방식 등을 고려할 때 혐의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783건의 입찰 담합 행위를 건설사 구분 없이 하나의 범죄로 보고 '포괄일죄'로 판단했다.
2심은 1심의 형량은 유지하면서도 전체 건수가 아닌 각 건설사별로 포괄일죄를 별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부 1심 판단 중 일부를 무죄로 봤으나 형량은 유지했다.
일부 건설사와 검사가 각각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검사는 1심 판단에서처럼 "각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죄가 전부 포괄일죄"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수개의 건설공사 입찰들에서 이뤄진 입찰담합 행위는 원칙적으로 개개의 입찰별로 범죄를 구성한다"며 "다만 수개의 입찰에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에 따라 일정 기간 계속해 행하고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포괄일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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