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분 및 당류(전분당) 가격 담합 의혹을 받는 국내 식품업체 대표 등 임원들이 구속 기로에 놓였다. 이재명 정부와 법무부에서 '담합' 청산을 기조로 삼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구속 결과가 향후 수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김진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1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대상그룹의 임모 대표이사와 김모 사업본부장, 사조CPK의 이모 대표이사 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심사 전 '어떤 점을 위주로 소명할 건지', '담합 사실을 인정하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들어갔다.
이들은 전분당 판매가격을 미리 맞추고 대형 실수요처들의 입찰 과정에서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분당은 전분을 산 또는 당화효소로 가수분해해 얻은 당류를 주체로 한 제품으로, 주로 가공식품의 감미료로 사용된다. 물엿, 과당, 올리고당 등이 전분당에 해당하며 과자, 음료, 유제품 등을 만들 때 원료로 쓰인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지난 26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신병확보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두 차례 고발요청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불공정 거래 사건은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검찰은 이들 전분당 업체들이 8년여 동안 10조원대 규모의 담합을 저질렀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5조원대의 밀가루 담합과 3조원대의 설탕 담합을 훨씬 웃도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대상과 사조CPK 뿐만 아니라 국내 전분당 시장을 이들 기업과 함께 상당수 차지하고 있는 삼양사와 CJ제일제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총 4개사가 함께 담합해 시장 질서를 교란시켰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이들 회사와 전현직 임원들을 상대로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진행한 상황이다.
이들에 대한 영장 심사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 나올 예정이다.
만약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검찰의 '담합'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와 법무부가 식료품과 전력 등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상품들에 대한 '담합' 청산을 외치고 있는 만큼, 밀가루와 설탕, 전분당에 이어 또 다른 담합으로 수사가 이어져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은 밀가루와 설탕, 전력 담합 수사 과정에서 임직원 구속에 성공한 바 있다.
다만 기각된다면, 수사 동력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의 1차 판단에서 검찰의 혐의 입증이 어느정도 실패한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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