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1000조 증발, 잔인한 3월"…변동성에 우는 코스피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31 18:11

수정 2026.03.31 20:09

월초 중동戰 터지며 변동성 최대
한달동안 시총 987조 넘게 줄어



"1000조 증발, 잔인한 3월"…변동성에 우는 코스피

코스피가 3월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새해 들어 2월 말까지 4300선에서 6000선까지 오르며 신기록을 썼지만, 중동 전쟁 발발로 코스피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급 변동성을 보이면서 한 달 만에 시가총액이 100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4159조858억원으로 중동전쟁 발발 직전 거래일인 2월 27일 5146조3731억원 대비 987조2873억원이 줄었다.

이는 월별 기준 역대 최대 폭 감소다. 미국 증시 부진 여파로 국내 시장이 부진했던 2022년 6월(-278조2908억원),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됐던 2018년 10월(-170조2156억원) 등 기존 최대치를 크게 앞질렀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가총액 감소분 48% 차지


특히 국내 증시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 감소분은 473조8646억원으로,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한 달 만에 시가총액이 1000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은 새해 들어 2월 말까지 약 48% 급등했던 코스피가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지정학적 불안을 맞닥뜨리면서 급격히 흔들린 영향이다. 지난 1월 2일 4309.63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 6244.13까지 오르며 두 달 만에 2000p 급등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급격히 오른 만큼 낙폭도 여느 때보다 컸다. 이달 미국과 이란의 전쟁 발발로 국제 정세 변화 하나하나에 국내 증시 변동성도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한 데 이어 원·달러 환율도 2009년 3월 금융위기 이후 사상 첫 1530원대를 돌파했다.

'완충 역할' 사이드카 7회나 발동


이 여파로 3월 코스피는 변동성 새 기록을 썼다. 증시가 급등락할 때 완충 역할을 하는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수·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도 코스피에서만 7회 발동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12회) 이후 17년 5개월 만의 최대치다.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날은 3월 3일과 4일, 9일, 23일이었고, 매수 사이드카는 3월 5일, 10일, 18일에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전일 대비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상승(하락) 후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심지어 3월 4일과 9일에는 코스피가 8% 이상 급락하며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한 달 내 2번 발동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2020년 3월 이후 6년 만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지난 5일 장중 81.99까지 상승해 200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연초 증시 급등으로 차익실현 수요가 확대된 시점에 중동 전쟁이 빚어지면서 이달 변동성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환율 강세는 당분간 불가피하지만 4월에는 실적 장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단 전망이다.

강자인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국내주식운용본부장은 "시장이 급격히 오른 탓에 조정 가능성이 커진 환경에서 공교롭게 중동 전쟁이 발발하면서 낙폭이 매우 확대됐다.
시장이 불안하니 바스켓 매도가 겹치면서 변동성을 더 키운 것"이라며 "이달 시장이 충분히 조정받은 가운데 4월 어닝시즌에 돌입하는 만큼, 실적으로 증명하는 기업들 중 주가가 충분히 못 오른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