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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대신 '초과 세수'로 추경... 지출 늘어도 재정 건전성 방어 [26조 '고유가 추경']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31 18:21

수정 2026.03.31 18:21

반도체 호조로 초과 세수 25조
법인세 14조8000억 증액 전망
국채 1조 상환… 나랏빚 1%p↓
국채 대신 '초과 세수'로 추경... 지출 늘어도 재정 건전성 방어 [26조 '고유가 추경']
정부는 26조2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 재원으로 국채 대신 '초과 세수'를 활용했다. 반도체 호조에 힘입은 국세 수입 증가로 국채 1조원도 상환하면서 국가채무 및 관리재정수지 등은 개선됐다. 그간 확장재정 및 두 번째 추경 편성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 재정건전성 확보에 나선 모양새다. 다만 국가채무(나랏빚)를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비율인 국가채무비율이 소폭 개선된 것은 분모인 GDP 성장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기획예산처 '2026년도 추경안'에 따르면 추경 재원은 초과 세수 25조2000억원과 기금 자체 재원 1조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법인세는 반도체 경기 개선에 따른 기업 실적 증가 등을 반영해 세수 전망을 14조8000억원 늘렸다.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는 증시 활성화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 증가 등을 반영해 10조3000억원 증액했다. 세입 경정을 반영한 이번 추경안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한 일곱번째 사례다.

이번 추경안이 반영된 올해 정부 총지출은 753조1000억원이다. 총지출 증가율은 11.8%로 올해 본예산(8.1%)보다 확대되며 10%를 넘어섰다.

총지출이 750조원을 넘는 것은 처음이다. 이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대규모 추경을 편성한 2022년(21.8%)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총수입은 본예산 675조2000억원에서 추경안 700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3.6%에서 7.5%로 높아졌다.

초과 세수가 들어오면서 정부 재정지표는 개선됐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값인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107조6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총수입이 증가하면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올해 본예산의 3.9%에서 추경안 기준 3.8%로 낮아졌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순(純)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또한 초과 세수로 국채 1조원을 상환하면서 국가채무도 줄었다. 국가채무는 본예산보다 1조원 감소한 141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본예산 51.6%에서 추경안 50.6%로 1.0%p 낮아졌다. 국가채무는 본예산 기준 지난해 1273조3000억원에서 두 차례 추경을 거쳐 1301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1조원을 국채 상환에 활용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0.1%p, 국가채무가 1%p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국가채무비율을 1%p 낮췄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GDP라는 분모가 커진 데 따른 영향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가채무를 많이 상환해 분자가 줄어든 것보다는 반도체 수출 증가와 물가 상승 등으로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지표가 개선된 측면이 더 크다는 것이다.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