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스 환급률 최대 83%로 상향
영화·숙박·휴가 할인쿠폰 586억
일회성 정책도 포함 선심성 논란
성장률 0.2%p 상승 효과에 의문
영화·숙박·휴가 할인쿠폰 586억
일회성 정책도 포함 선심성 논란
성장률 0.2%p 상승 효과에 의문
중동 전쟁발 복합위기에 대응한 긴급한 추경에는 국민들이 동의하지만, 대국민 현금성 지원에는 여러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3고(高)' 상황에 자금이 더 풀려 생활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데다 소비쿠폰과 같은 현금 지원이 관행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청년 일자리 이벤트,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지역 숙박·관광쿠폰, 정부 주도 임시 일자리사업 등의 시급하지 않은 일회성 정책이 포함돼 고유가 위기 핀셋대응이 아니라 '광폭 추경'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31일 정부에 따르면 소득하위 70% 국민 3580만명에게 고유가 피해지원금 4조8000억원이 소득과 지역별로 차등 지급된다. 수도권의 소득하위 70%는 가장 적은 10만원을, 인구감소지역 거주자는 가장 많은 최대 25만원을 받는다.
저소득층은 더 두텁게 지원받는데, 기초수급자 285만명은 55만(수도권)~60만원(비수도권), 차상위·한부모가정은 45만~50만원을 받는다.
'하위 70%'를 가를 건강보험료 기준액까지는 정하지 않았는데, 경계선에 있는 계층에서 차별 지급 논란도 예상된다.
대중교통을 월 15회 이상 이용하면 돌려주는 K-패스 환급률도 현행 20~53%에서 30~83%로 최대 30%p 높아진다. 3자녀 가구는 75%, 청년과 2자녀, 65세 이상은 45%, 일반 성인은 30%를 적용받는다. 일례로 서울에서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국민이 한 달에 교통비로 7만원을 지출한다면 현재는 1만4000원(20% 기본형)을 환급받는데, 이번 추경으로 7000원을 더 받게 된다. 이 같은 대중교통 환급 지원에 877억원을 편성, 6개월 한시로 시행한다.
영화·공연·숙박·휴가 할인 쿠폰 586억원어치도 국민에게 나눠준다. 1박당 2만~3만원 할인해주는 숙박 지원금은 인구감소지역에 30만장(112억원)을 모두 배정했다. 또 650만명(총 412억원)에게 영화 6000원 할인, 공연 1만원 할인권을 준다. 이는 지난해 6월 2차 추경 때와 거의 같은 대책이다. 그때도 숙박·영화·스포츠시설 등 5대 분야에 쿠폰 780만장, 예산 778억원을 편성한 바 있다.
이처럼 현금성 쿠폰 정책은 휘발성이 강해 쿠폰이 소진되면 효과는 곧바로 소멸되는 특징이 있다. 이는 소비자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다만 정부는 잠재 국내총생산(GDP)과 실질 GDP 차이인 GDP갭이 마이너스인 점 등을 들면서 물가 자극 우려는 낮다고 보고 있으나, 서민의 체감물가가 정부 발표의 공식 물가지표와는 괴리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경에 250억원이 반영된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설치사업'도 논란이 예상된다. 비용 대비 낮은 효율성은 물론 과거에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보조금 비리로 문제가 많았던 사업을 이번 추경에 긴급히 포함할 필요가 있느냐는 점이다.
600여만장의 영화·숙박·휴가 할인쿠폰도 정부의 대책과 충돌한다는 지적이다.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국민의 차량 이동과 석유 소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고유가 상황 악화 시 민간의 차량 5부제까지 검토하겠다는 정부 방침과 엇박자가 난다.
정부는 성장률 0.2%p 상승 효과를 보고 이번 추경을 설계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이르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추경 효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0.2%p 성장률 상승의 효과는 거의 없을 것 같다"며 "여러 목표가 결합된 혼합형 추경을 편성해 효과가 희석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전쟁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적이고 강력한 물가 및 공급망 안정조치가 따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제언이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석유 수요를 억제하지 못하면 석유 최고가 지정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다"면서 "경유 등 석유제품의 전략적 수출통제를 병행하는 강력한 공급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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