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트럼프 초청 응했다”…찰스 3세 첫 방미, 외교 시험대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1 06:50

수정 2026.04.01 06:50

찰스 3세·커밀라, 4월 말 미국 국빈 방문 확정
즉위 후 첫 방미…미국 독립 250주년 맞물린 상징성
스타머 정부, 트럼프와 관계 이상 없다는 메시지
외교 이벤트지만 정치적 의미 더 큰 방문
‘특별한 관계’ 복원 시도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영국 윈저성에서 열린 국빈 만찬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영국 윈저성에서 열린 국빈 만찬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첫 미국 국빈 방문을 확정했다. '특별한 동맹' 복원을 강조하는 외교 이벤트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를 둘러싼 정치적 긴장을 드러내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버킹엄궁은 31일(현지시간)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가 4월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과 영국 정부의 조언에 따른 것으로, 미국 독립 250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재확인하는 성격을 띤다.

찰스 3세의 방미는 즉위 이후 처음이다.

고 엘리자베스 2세는 재임 중 네 차례 미국을 국빈 방문했으며,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 19차례 미국을 찾은 바 있다.

영국에서 국왕의 국빈 방문은 형식상 왕실 일정이지만 실제로는 정부 결정에 따른다. 이번 방미는 키어 스타머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확인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그린란드 문제, 이란 전쟁 등을 둘러싸고 양국 간 긴장이 이어진 상황에서 국왕 방문이라는 상징적 이벤트를 통해 관계 안정 메시지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역사적 방문”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히고, 백악관 국빈 만찬 개최 계획을 공개했다. 미국 건국 250주년과 맞물린 상징성도 강조했다.

그러나 영국 내에서는 반대 여론이 거세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자유민주당의 에드 데이비 대표는 “트럼프가 영국을 모욕하는 상황에서 국빈 방문을 강행하는 것은 굴욕”이라고 비판했다.

노동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존 맥도널 의원은 “트럼프가 이를 정치적 홍보에 활용할 것”이라며 국가 이미지 훼손을 우려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영국 해군 항공모함을 “장난감”이라고 비하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또 이란 공습에 참여하지 않은 동맹국들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직접 석유를 가져오라고 압박하며 영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국빈 방문 취소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14만명 이상이 서명하며 여론도 분열된 모습이다.

이번 방문은 일정 자체도 신중하게 조율되는 분위기다. 버킹엄궁은 구체 일정 공개를 최소화했다.
찰스 3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비교적 간소한 일정이 예상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