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검찰 직접수사'에 체납 30억 세금 완납한 한의사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1 09:18

수정 2026.04.01 09:18

부도덕한 짓은 맞지만 범죄 구성요건에 충족하지 않아 불기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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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세금 30여억원을 체납하고 잠적했던 한의사가 검찰의 직접 수사 끝에 체납액 전액을 완납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용태호 부장검사)는 지난달 16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받던 한의사 A씨를 '혐의없음'으로 불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기소 처분의 배경에 대해 "A씨가 납부고지서를 받기 전에 재산을 증여하는 등 법에서 정한 조세포탈 범죄 혐의의 구성요건을 엄격히 충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세금을 체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리를 넘어 무조건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2∼2018년의 귀속 종합소득세 약 25억 원을 내라는 삼성세무서의 2020년 5월 고지에 따르지 않고 세금을 장기 체납한 혐의를 받았다.

조사 결과, 그는 지난 7년 동안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연구회를 운영하며 강의 및 자문료 명목으로 52억6800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또, 납부고지서를 받기 두 달 전인 2020년 3월까지 약 4년 동안 아내 B씨에게 약 32억원을 증여하는 등 치밀하게 재산을 은닉한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지방국세청은 A씨가 끝내 납부고지에 따르지 않자 2023년 1월 검찰에 감치재판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를 청구해 법원으로부터 30일의 감치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는 관련 제도 도입 후 최초의 감치 재판 청구 및 선고 사례였다. 하지만 A씨는 도주했고 감치는 곧바로 집행되지 못했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은 2023년 9월 A씨 부부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접수한 검찰은 즉각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아내 B씨를 우선 조사해 A씨의 소재를 추적했고, 마침내 지난 1월 31일 그를 검거해 서울구치소에 감치하는 데 성공했다.

구치소에 수감된 A씨는 그제야 검찰에 자발적인 세금 납부 의사를 밝혔고, 지난 2월 종합소득세와 가산세를 포함한 체납 세금 34억 원 전액을 완납했다.


한편, '고액·상습 체납자 감치 제도'는 국세를 3회 이상 체납하고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경과했으며, 체납 국세 합계액이 2억 원 이상인 악성 체납자를 수용시설에 최장 30일까지 감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