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 협조하지 않는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 강하게 비난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이 흔들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트럼프는 유럽의 나토 국가들에게 필요한 석유를 미국으로부터 구매하던가 호르무즈 해협으로 가서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인해 제트유를 받지 못하는 영국 등 이란의 무능화에 가담하기를 거부하는 국가들은 미국으로 구매하든가 "늦게라도 용기내서 해협으로 직접 가서 가져가라"라고 적었다.
그는 "이란이 사실상 섬멸됐다"며 "힘든 부분은 끝났다. 당신들이 스스로 기름을 가져가라!"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두는 책임은 그것을 이용하는 국가들에 있다"며 "더 이상 미국의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수십 년간 이어온 미국의 중동 안보 주도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이번 갈등은 최근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군사 행동에 실질적인 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폭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별도의 글에서 프랑스가 이스라엘로 향하는 미군 수송기의 영공 통과 차단을 언급하면서 "매우 도움이 안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측은 "개전 초기부터 유지해온 입장"이라며 트럼프의 비난에 당혹감을 표했다.
이탈리아는 시칠리아 시고넬라 기지에 착륙하려던 미군 폭격기의 허가를 막판에 거부했다.
지난해 트럼프의 취임식에도 참석했던 우익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번 조치로 인한 마찰을 축소하려 하면서 미국과의 굳건한 협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나토 회원국인 스페인도 기지와 영공 사용을 불허해왔다.
특히 미군의 기지 사용을 허용하면서도 이번 전쟁이 '불법'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영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한때 용맹했다던 영국 해군이 직접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를 방문 중인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이같은 발언을 의식한듯, 영국은 미국의 주요 우방으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헤그세스 장관이 나토의 핵심인 '집단방위(조약 제5조)' 공약 재확인을 거부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헤그세스는 장관은 브리핑에서 유럽 우방들의 소극적인 참여에 앞으로 미국의 집단 방위 참여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필요할 때 함께해 줄 의지가 없는 나라들과는 진정한 동맹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발언이 러시아 등 적대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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